[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유리와 돌에 역사를 쓰는 대성당 시대 그리고 욕망으로 가득 찬 인간에 대한 종말의 이야기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 라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0년 전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한국에 상륙했고 뮤지컬 팬들은 세계 어느 곳보다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 라이센스 공연에서 프롤로 역으로 열연을 했던 뮤지컬배우 서범석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내한공연 크리에이티브팀 및 주요 출연진의 소개로 포문을 열었다. 프로듀서 김용관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 초연 10주년 을 맞이했다. 오늘 아침에 첫 눈이 왔다"라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것 같다"는 포근한 인사로 이번 내한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앞서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표 넘버가 시연됐다.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대성당의 시대' '거리의 방랑자들' '살리라' '아름답다'가 차례로 기자간담회장을 아름답게 울렸다. 출연 배우들은 자유롭게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넘버를 느끼거나 감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정식 무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목소리 하나만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의 모든 감정을 전한 배우들은 세계 최고의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시연을 위한 장면마다 서범석의 감칠맛 나는 소개도 빠질 수 없었다. 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 무대에 선 경험을 바탕으로 시연 넘버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건넸다. 특히 '살리라'를 열창하는 에스메랄다 역의 스테파니 베다드를 바라보며 "이 곡을 부를 때 (에스메랄다를 쳐다보는) 프롤로의 마음을 찣어진다"며 극의 이해도를 높였고 마지막 시연 장면인 '아름답다'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 김용관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월드투어의 시작 한국이란 것도 의미가 깊지만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테크 리허설을 한국에서 하자고 제안했다"라며 "9년 만의 월드투어를 위해 원작곡자와 연출가가 직접 한국에 온 것은 영광이다. 이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경주로 가 2주 동안 리허설을 감수할 것이며 이번 월드투어를 위해 드림팀을 구성해왔다"라고 공연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또 연출 질 마으는 "나라마다 연출 형식이 변화될 수는 있지만 표현은 다르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장소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어떤 작품을 좋아해 여러 번 볼 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듯이 연출의 변화는 없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의 팬이라면 분명 다른 새로운 지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내한 공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가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의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는 이 점을 꼽으며 "특히 작사가에게 감사드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해석하는 것에 있어서 감정과 음악이 어울릴 때 다양한 감성이 드러난다"라며 "너무 많은 가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덧붙여 우리 시대의 모습과 목소리를 넣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내한 공연이 영어 버전으로 공연된 것과 달리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는 불어로 무대에 오른다.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작곡가 리카르토 코치안테는 "노래 가사의 단어를 모두가 이해할 수 없다. 클래식 음악에는 가사가 없지만 감정을 느낀다. 이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언어"라며 "음악으로 충분히 모든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가사를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지난 공연이 영어로 공연됐지만 첫 곡은 불어였다"며 불어에 대한 상징성을 언급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크리에이티브와 주요 출연진은 오랜만의 한국 공연에 대해 들뜬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많은 사랑을 받은 한국이라는 특별한 장소에 대한 감사함과 이번 공연을 위해 뭉친 '드림팀'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주요 출연진들은 이번 내한 공연에 대해 "한국에서 오게 돼서 기쁘다. 흥분되는 일이다. 올 때마다 한국 팬들이 큰 사랑을 줬다"라며 애정을 드러내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포토타임이 진행되는 순간도 이들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대성당의 시대'의 피아노 선율을 시작으로 모든 참석자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마무리로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예술성을 마음껏 드러냈다. 이런 이들의 하모니 덕분에 행사장의 분위기는 한껏 뜨거워지며 뜨거운 박수가 절로 나왔다.
한편.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지난 9년간 프랑스에서도 잠정적으로 중단됐던 프렌치 오리지널 버전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빅토르 위고의 완벽한 문장의 바탕으로 한 편의 시와 같은 노래로 완성된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원어로 들었을 때 아름다움이 극대화된다.
1999년 콰지모도 역으로 데뷔한 이후 13년 동안 500번 이상 콰지모도로 무대에 선 맷 로랑과 2005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내한 공원에서 그랭구와르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모은 리샤르 샤레스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내한공연에서 머큐쇼 역을 맡은 존 아이젠이 그랭구와르 역으로 월드투어에 참여한다.
또 15,000: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로빈훗'의 히로인 마리안느 역을 차지한 스테파니 베다느와 2012년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데뷔한 미리암 브루소가 에스메랄다로 출연한다. 이 외에도 로디 줄리엔느, 가르디 퓨리, 로베르 마리엥, 제롬 콜렛, 안젤로 델베키오, 이반 페노, 스테파니 슈레져 등이 무대에 함께한다. 작품은 경주, 대구, 대전을 거쳐 오는 2015년 1월15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박보라 기자 raya1202@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