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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정채연, 캐릭터 어우러지지 못한 평이한 연기 [ST이슈]
작성 : 2022년 11월 15일(화) 15:40

금수저 정채연 / 사진=MBC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아이돌 정채연에서 배우 정채연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정채연은 최근 종영한 MBC드라마 '금수저'(극본 윤은경·연출 송현욱)에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나주희' 역으로 분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번 작품은 금수저를 통해 타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뺏고 뺏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벌집 딸인 나주희는 학창시절부터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강인한 생명력과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이승천(육성재)에게 힘이 되는 존재다.

'금수저'는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인이된 이후까지 시간 흐름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금수저에 얽히고설킨 사건·사고들 속 나주희는 아버지가 살해 당하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황태용이라고 확신한다.

아버지를 친구에게 잃은, 그야말로 비극적인 인생. 그러나 나주희에게선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전, 후로도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다. 굴곡진 캐릭터 인생에 비해 정채연의 평이한 표정과 말투가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MBC 금수저


황태용(바뀐 이승천)이 한국을 떠나기 전 밝게 배웅한 나주희는 문득 떠오른 기억들을 하나하나 퍼즐이 끼워 맞추며 묘한 얼굴을 하다, 그가 아버지 죽음에 관계있다고 오해해 분노를 터뜨린다. 친구라 믿었던 인물의 믿을 수 없는 배신. 나주희는 사색이 된 얼굴로 가족과 친구를 동시에 잃은 슬픔과 배신감을 점진적으로 토해낸다.

천진난만하던 나주희가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 굳은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를 보여주는 순간이다. 나주희의 극적인 심경 변화를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지만, 정채연은 도리어 절제한다. 순간적으로 배신감에 치를 떨며 극한의 감정을 토해내기 보다는 클로즈업된 얼굴에서도 우는 시늉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채연의 연기는 너무 '무난'했다. 폭발만이 연기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다소 늘어지는 대사 템포라든지, 캐릭터가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후에도 큰 변화 없는 연기는 굴곡진 캐릭터 서사에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 입체적이지 못한 연기는 작품에 대한 집중력까지 떨어뜨리기에 아쉬움을 남긴다.

분명 정채연의 나주희는 사랑스럽다 말할 수 있다. 배우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캐릭터에도 가득 묻어나지만, 다사다난한 삶을 살고 있는 캐릭터에겐 사랑스러움'만' 있어선 안 된다. 평이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얼굴로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할 수 있을 때야 말로 주연의 자리가 빛나지 않을까. 심도 있는 캐릭터 연구와 이에 발맞춘 연기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금수저'는 마지막회 시청률 6%로 호평 속 막을 내렸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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