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가족과 같은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게 돼 아쉽다"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된 최지만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0년 동산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직행한 최지만은 마이너리그에서 저니맨 생활을 하다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처음 빅리그로 승격됐다. 이후 2018년 6월 탬파베이로 이적한 뒤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해 9월 빅리그에서 생애 첫 끝내기 아치를 그린 데 이어 2019시즌에는 19개의 홈런을 쏘아올렸고,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으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최지만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2020시즌에는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를 경험했고 지난해와 올해에는 2년 연속 11홈런을 터뜨리며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0.239의 타율과 61홈런 225타점.
이런 좋은 활약을 보였던 최지만이었지만, 그의 트레이드는 사실 예견된 것이었다. 최지만은 올해로 연봉조정 3년 차를 맞는다. 이에 따라 연봉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이는 스몰마케팀인 탬파베이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예상대로 최지만은 11일(한국시각) 우완투수 잭 하트맨과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귀국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지만은 "어느 정도 (트레이드를) 생각해서 괜찮았다"면서도 "탬파베이는 가족 같은 팀이었다. 떠나게 돼 아쉽다.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팀이라 애정이 있다. 많이 슬펐다. 트레이드 되고 나서 (케빈 캐시) 감독님이랑 통화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탬파베이는 항상 감사한 팀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든 프런트까지 나를 이렇게 만들어줬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탬파베이와 함께했던 최지만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2020년 월드시리즈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끝내기 홈런을 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했다. 최지만은 2018년 9월 1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과 2019년 9월 25일 뉴욕 양키스전 등 총 두 차례 끝내기 아치를 작렬시킨 바 있다.
내년 3월에는 야구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최지만은 참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는 긍정적인 마인드다. 이제 새 팀에 왔기 때문에 새 팀에도 한 번 더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최지만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0.233의 타육과 11홈런 52타점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는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최지만은 조만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심각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수술 후 재활은 3개월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 그 전에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지만의 새 행선지인 피츠버그는 박효준(26), 배지환(23) 등 젊은 한국인 선수들이 활약 중인 팀이다.
최지만은 "박효준, 배지환과 자주 연락하고 있다.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인 만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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