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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코치 제갈길' 박세영 "'대충 해'라고 자기암시했어요" [인터뷰]
작성 : 2022년 11월 11일(금) 16:33

멘탈코치 제갈길 박세영 인터뷰 /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박세영은 스스로에게 멘탈코치가 됐다.

자신에게 엄격했던 20대를 보냈다는 그는 사실 '번아웃'도 인지 못할 정도로 가쁘게 달려왔다. 공백기 동안 "대충 해"라는 말을 되뇌는 연습을 했다고. 그는 약 1년의 '쉼표' 그리고 울림 가득한 '멘탈코치 제갈길'을 통해 조금은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맘을 위로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은 멘탈코치가 되어 돌아온 국가대표 또라이가 선수들을 치유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는 멘탈케어 스포츠 활극. 박세영은 선수촌 심리지원팀 박사 박승하 역을 맡았다.

작품은 지난 8월 말 모든 사전제작을 마치고 9월 시청자에게 첫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종영까지 쉼 없이 달린 박세영은 "촬영이 끝났을 때, 방송이 끝났을 때 또 다른 기분이 들더라"며 "방송이 끝나니 진짜 끝이네? 이런 기분이 들었다"며 아직까지도 실감나지 않는다는 듯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멘탈코치를 받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던 박세영은 "이번 작품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이어 작가님과 두 번째 작품이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도 시청자에게 위로가 된 작품으로 기억되는데 이번 작품도 그랬다"면서 연기를 하면서도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승하를 이해하게 되고 내면의 힘이 이런 거구나를 깨닫게 해 준 작품이라 힘을 얻었다"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어떤 걸 준비했냐고 묻자, 박세영은 "즐거움"을 꼽았다.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촬영하면서 이 일을 하면서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란 마음가짐을 많이 했던 거 같다"며 조금은 '내려놓기'를 준비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내려놓기'는 전형적인 'FM 스타일'인 박세영에게 큰 도전이었다.

앞서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작품을 하기 전에도 약 1년 간의 공백을 가졌던 그는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지금 1~2년 하고 그만 둘 게 아니라 평생 하고 싶은데 불안정하거나 힘든 마음이 있을 대 이걸 돌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란 생각을 했던 거 같다"며 자신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갑작스러운 쉼표를 이해해 준 회사 대표님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공백기는 30대를 맞이하면서 자신과의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었다. 시행착오도 많았던 20대를 돌아보던 박세영은 즐거운 20대가 아닌 움츠러들고 하고 싶은 걸 많이 못하는 자신을 느꼈다. 이에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멋진 30대를 고민했다.

그럼 공백기엔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 묻자, 박세영은 "지금은 조금 나아진 건데, 집에서도 가만히 못 있는다. 집안일도 하고 독립을 하면서 쉬기 시작했는데, 집안일을 좋아하더라. 혼자 엄청 바빴다"면서 "쉬는 연습을 했다"며 민망한 듯 웃었다.

"제가 생가한 '쉼'이란 멍 때리고 나만의 재미를 찾고 일상을 찾고 싶었던 거 같아요. 1년 정도는 몸을 못 쉬었어요. 억지로 쉬려고 가만히 있으니 생각이 멈춰지지 않더라고요.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일부러 사람들 많이 안 만나고, 내 생각을 들어보자 싶어서 패드 하나 들고 카페 가서 내 감정을 써보고 그런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즐거웠고 새로운 행복을 느꼈어요"

멘탈코치 제갈길 박세영 인터뷰 /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단역부터 시작해 2011년 조연으로 데뷔식을 치른 박세영은 매년 한 최소 한 작품씩 시청자와 만났다. 10년간 쉼 없는 달리기에 번아웃이 오지 않았을까? 그는 번아웃을 인지조차 못했던 거 같다며 "마음이 힘든데 뭐 때문인지 몰랐다. 무슨 일이든 감사한 마음으로 잘하려고 했다. 그 생각들이 절 힘들게 한 것 아닐까 생각된다. 내 일을 잘 해내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쳐야 하고 이런 생각에 매몰돼 이렇게 가다간 포장된 나밖에 안 보이고 길을 잃을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 때가 번아웃이 온 시점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멘탈코치'로 돌아온 박세영은 "오랜만에 작품을 하다 보면 연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다란 걱정을 많이 했다. 연기하면서 감독님, 작가님도 그렇고 동료배우들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 너무 즐거움을 느끼며 작업해서 그런지 촬영하면서 걱정이 없어졌던 거 같다"며 함께 고생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공백기 이후 연기도 뭔가 달라진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완벽주의고 생각이 많았는데 내려놓으려고 하면서 혼자 '대충 해'라고 자기 암시를 했다. 그렇게 해도 제가 대충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보시는 시청자들도 편안하다고 느끼신 거 같더라. 하는 저도 '오늘 재미있었지?' 이런 걸 몇 번 경험하니 훨씬 달라진 거 같다"며 만족스럽게 방긋 웃었다.

완벽주의에 성실한 모범생 타입이라고 밝힌 박세영은 이번 '멘탈코치 제갈길' 박승하 역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는 "승하 성향이 원칙주의고 규율대로 해야한다는 이상적인 신념이 있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신념도 비슷했다. 상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것도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승하가 불의를 참지 못하고 달려나가는데, 저도 친구들도 그런 일이 있으면 생각을 안 하고 뛰어들 때가 있어서 그런 때를 생각하며 연기한 거 같다"며 캐릭터에 훨씬 몰입감 있게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번 작품을 '힐링작'이라고 표현한 박세영은 주옥같은 대사 하나하나에도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승하가 극 중 선수가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뺏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화를 낸다. 남이 선택해주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 달라는 말이 와닿았다. (연예인의 경우)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말에 영향도 많이 받고 서로 참견도 많이 하지 않나. 그럴 때일수록 본인의 선택이 중요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또한 "마지막 회에 '지금의 제가 더 좋아요'란 말을 한다. '한 두 군데가 망가지고 부서지긴 했지만 좀 더 나다워진 거 같달까?' 이 말이 제가 하는 말처럼 느껴진 거 같다. 승하가 아닌 저로서 말했던 같다"고 덧붙였다.

대본을 볼 때부터 울컥했다는 박세영은 "대사들이 듣고 싶었던 말을 많이 해주지 않나. 누군가는 오글거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괜찮아' 이렇게 말해주는 부분이 많다. 그걸 보며 저도 위로를 받았다. 제갈길(정우)이 한 명 한 명 상담하면서 해준 말들이 영향을 주고 얠 바꾸려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대사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에서 큰 울림을 받은 듯한 박세영. 비록 시청률에서는 좋은 성적표를 받진 못 했지만, 성적표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한테는 좋은 작품이었고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인데,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 싶었다"며 나중에라도 대중에게 주목받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끝으로 박세영은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어떤 계획을 짜고 있냐는 질문에 "이제 끝났다고 생각돼 신나게 놀고 재미있는 연말을 보내며 무계획으로 살고 싶다. 막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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