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힘든 시기 야구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고척 스카이돔을 찾았다.
5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 현재 앞서 있는 팀은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SSG다. SSG는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2경기를 연달아 잡으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만들었다.
이날 고척 스카이돔에는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바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시아인 최다승(124승)에 빛나는 박찬호였다.
박찬호의 방문은 절친한 친구인 키움 홍원기 감독의 초청에 의해 진행됐다. 박찬호와 홍 감독은 중동초등학교-공주중학교-공주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학창시절 내내 함께 야구를 했다. 박찬호는 MLB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도 가장 의지하던 친구로 홍 감독을 지목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3차전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응원군으로 왔다면, 4차전엔 박찬호가 오기로 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키움 유니폼을 입힐려고 하는데 입을지는 모르겠다"며 웃은 뒤 "내가 박찬호에게 '스케줄 다 취소하고 오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고척돔을 찾은 박찬호는 "우리 선수들이 야구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보기가 좋다"며 "(키움이) 어제 아쉽게 졌지만 그런 경기 이후에는 선수들이 더 집중하고 잘 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오늘 경쟁력과 응집력, 꼭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경기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친구 홍원기 감독을 응원했다.
은퇴 후 박찬호배 전국 리틀야구대회를 여는 등 풀뿌리 야구에 힘쓰고 있는 박찬호는 당초 1차전도 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야구대회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그는 어린 야구 꿈나무들에게 최근 벌어진 '이태원 참사'에 대해 설명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야구 대회를 치르기 위해 온 아이들이지만 사회 현실을 파악하고 또 묵념과 애도를 왜 해야 되는지를 알려줬다. 언제나 옆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학부모님들이 되게 좋아하더라. 의미 있는 시간을 조금 더 갖다 보니 인천까지 갈 시간이 부족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찬호는 "야구 잔치를 하는 시기에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근엄한 상황에서 치르고 있다"며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이 야구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보기가 좋다. 우리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친구 박찬호의 응원 덕분일까. 홍원기 감독의 키움은 3회말 현재 SSG에 5-1로 앞서있다.
스포츠투데이 임직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유족들의 슬픔에도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