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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비아이 진술 회유"vs 양현석 "협박 無", 그날의 진실은 [ST현장]
작성 : 2022년 11월 02일(수) 15:04

양현석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이사 양현석이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 마약 수사 무마를 위해 공익제보자 A 씨를 협박했다는 혐의에 대해 "절대 사실이 아니라"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14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어졌다.

1일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판사 조병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에 대한 12차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비아이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A 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하고 협박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연예인 지망생 A 씨는 자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비아이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현석의 만남 요청이 있었고, 그가 비아이에 대한 경찰 조사 진술을 번복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날 어두운 표정으로 공판에 참석한 양현석은 어김 없이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피고인 심문 차 증인석에 앉기 전 양현석은 급히 약을 챙겨 먹었고 본격적인 피고인 심문이 진행되기 전 "공황장애가 심해서 그런데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해도 되냐"라고 묻기도 했다.

"죽이는 거 일도 아냐"VS "그런 말 한 적 없어"

A 씨와 양현석의 주장이 가장 엇갈리는 부분은 '진술 번복 강요 및 협박'이다. A 씨에 따르면 경찰 수사에서 양현석이 비아이에 대해 언급한 진술 내용을 번복하라고 강요하는 과정에서 '나는 조서를 다 볼 수 있다' '진술 번복해라' '나는 애들 일본 보내서 수액 맞히면 된다. 너는 연예계에 있을 애 같은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도 A 씨가 협박이었다고 느끼는 지점이라는 주장이다.

양현석은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라고 거듭 진술했다. 사석에서 만남으로 A 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양현석. 그는 직원 K 씨를 통해 비아이와 A 씨가 교제를 하는 것 같다는 사실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고 회상했다. 또 K 씨에게 경찰 수사에서 A 씨가 비아이에 대해 언급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상황인지 혹시 A 씨가 나에 대한 개인적 오해가 있는지 어떤 온도를 갖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 만났던 자리였다"라고 8월 23일 YG 사옥에서 만났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가 핸드폰을 눈앞에서 만지는데 녹화를 하고 있는지 녹취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서로 핸드폰을 멀리 두고 대화를 나누기로 했었다. 당시 A 씨가 마약으로 수사를 받고 해서 제가 A 씨를 걱정해주는 내용의 대화를 했다. A 씨가 또 다른 핸드폰이 있는지, 다른 방법으로 녹취를 따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저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왜 마약을 하냐. 착한 아이가 돼야지 나쁜 애가 되면 되겠냐 정도의 조언과 위로를 했던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가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를 해서 연예계 생활도 올해로 30주년이다. 나이도 50대 중반이고 말을 평소에도 조심해서 하려는 사람인데 그렇게 어린 A 씨를 앉혀두고 '죽이는 건 일도 아냐' 같은 말로 협박을 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A 씨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A 씨와의 만남에서 비아이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비아이가 마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거 같다. 13살 때부터 비아이를 연습생으로 봐왔고 선천적으로 술을 먹지 못하고 흡연도 하지 않는 그런 아이였다. 비아이에 대한 믿음이 A 씨의 말보다 더 컸다. 또 A 씨가 녹취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양현석 "A 씨 협박? 나에 대한 두려움 없어, 대질 조사 내내 무례해"

양현석은 A 씨가 협박을 당하는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에 대해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검찰과 경찰에서 수 차례 조사를 받았던 양현석으 A 씨와의 대질심문을 받던 상황을 떠올리며 "수사관님들 관계자분들이 모두 계신 자리였다. 저와 대질심문을 하던 상황에서 다리를 꼬고 팔짱을 껴고 내내 앉아있던 A 씨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저한테는 물론 수사관님들께도 반말을 했다. 모두가 본 상황이다. 저한테는 '늙은 아저씨' '양현석'이라고 불렀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보기엔 어려운 모습이다. 저는 2년간 조사를 받으면서 A 씨의 일관된 입장만 들었지 제 입장을 적은 적이 없었다. 근데 그렇게 불손한 태도로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꼭 기록을 해두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핵심증거 'YG 화장실 사진' 이견
양현석 "만난 날 사진 아냐" vs A 씨 측 "그날 찍은 사진"

A 씨는 2016년 8월 23일 양현석이 YG사옥에서 비아이의 경찰 조사와 관련한 내용으로 자신을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양현석을 만난 증거를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돌려받은 뒤 3층 혹은 4층 화장실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전 심문에서 "화장실 칸이 여러 개 있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촬영을 했다. 평범한 공공 화장실이었다"라고 구체적으로 당일을 기억했다.

또 A 씨가 화장실에서 찍었다고 주장한 사진. 해당 사진에는 YG엔터테인먼트 내부 캠페인 문구가 적혀있었다.

하지만 '화장실 사진'을 두고 검찰 측과 양현석 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됐고 국과수 검사 결과까지 공유됐지만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다르다.

양현석 측은 A 씨의 말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양현석은 "제가 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YG사옥을 지을 때 모든 걸 관여했고. A가 화장실 구조에 대해 설명하는 걸 듣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YG 사옥의 화장실은 작은 화장실이며 한 칸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 문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공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했던 YG엔터테인먼트 직원은 A 씨가 찍었다고 제출한 캠페인 문구 사진은 2014년 8월부터 10월까지 걸려있었던 문구로, A씨와 만났던 2016년 8월에 해당 캠페인이 화장실에 남아있을 가능성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양현석 측 변호인은 "협박을 당했다는 증거를 남기겠다고 생각한 A 씨가 본인의 얼굴이 나온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았고 저런 사진들을 남겨놨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사진을 찍은 시점과 사진 조작 가능성이 거론됐다. 검찰 측은 "국과수 감정 결과 A 씨의 휴대전화 사진은 조작된 부분이 없었다. 이날 찍은 사진, 공간 GPS 결과를 봐도 YG사옥이 맞다. 조작한 이력은 없었고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라고 증거를 제출했다.

그러나 양현석 측은 "저희가 의뢰한 전문기관에서는 조작 가능성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소견이 있다. 아이폰의 경우 '탈옥' 초기화를 통해 조작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팽팽한 이견 대립은 계속됐다. 검찰 측은 "'탈옥'의 의미를 모르실 수 있다. 휴대폰 '탈옥'을 진행하면 그 자체로 기록이 남는다. 심지어는 '탈옥'의 진행할 경우 본사 A/S가 불가하며 '탈옥'을 했다는 흔적 자체가 남는다. A 씨의 휴대폰에는 그러한 기록이 없다"라고 맞섰다.

한편 재판부는 14일을 결심 공판 기일로 지정했다. 결심 공판에서는 변호인의 최종 의견, 양현석의 최후 진술 등이 이뤄진다.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출한 서증과 증거 등을 통해 A 씨의 진술 번복이 회유와 협박을 통해 이뤄진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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