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윤홍빈이 직접 겪은 이태원 참사 현장을 전하며 재발 방지에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30일 윤홍빈은 자신의 SNS을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할로윈 이태원을 즐겨보자라는 생각에 이태원을 갔었고 참사를 눈앞에서 겪었던 어제다"라며 직접 참사를 목격했음을 밝혔다.
그는 "메인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은 말했던 거 같다"며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 경찰들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되어 있었고 세계음식거리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다"며 끔찍했던 현장을 회상했다.
윤형빈은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지다 옆에 있던 여성이 넘어져 일으키려는 시도를 했으나, 이를 모르는 인파로 인해 밀려 내려갔다고 적었다. 겨우겨우 여성을 끌어일으켜 세웠고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분을 고군분투했다.
예약해뒀던 지인 술집이 있어 가까스로 술집으로 들어갔던 윤홍빈은 이후 밖으로 나와 사람들이 실려나가는 것을 보고 "보자마자 압사사고를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며 본인 역시 밖으로 나가 CPR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여자친구와 함께 경찰과 구급대원을 도와 CPR을 시도했으나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윤홍빈은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 거에만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윤홍빈 SNS 글 전문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할 사건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할로윈 이태원을 즐겨보자라는 생각에
이태원을 갔었고 참사를 눈앞에서 겪었던 어제입니다.
원래도 사람 많은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한번쯤 축제를 즐겨보자라는 생각이였고,
새로운 경험에 들떠 이태원에 도착했습니다.
메인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번은 말했던거 같습니다.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습니다.
경찰들은 큰 대로변에만 배치되어 있었고
세계음식거리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이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뻔하기를 수십번,옆에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를 했는데
사람들은 넘어진게 보이지 않아 계속 밀려 내려갔습니다.
겨우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분을 끌어일으켜 다시 세웠고
우리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빠져나가기 위해 수십분을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예약한 지인 술집이 있었기에 빠져나와 술집에 들어갔고
한시간정도가 흐른 후 담배를 태우기위해 밖에 나가자
사람들이 한두명 실려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보자마자 압사사고를 예측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실려나가고
더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가 없어서 골목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CPR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나 구급대원의 인력이 부족해서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습니다.
20분넘게 CPR을 실시하고
여자친구도 팔다리를 주무르며 인공호흡을 하고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실시했습니다.
골목에서 수십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하며
“제발 눈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고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명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습니다.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릴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사전에 있었고
경찰분들은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습니다.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분들이
서있기라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많은 경찰공무원분들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제발 모두가 두번 다시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거에만 초점을 맞추기 바랍니다.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