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선수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키움은 전날(27일) 열린 3차전에서 임지열의 역전 투런, 이정후의 솔로포에 힘입어 짜릿한 6-4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한 키움은 2019년 이후 3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리고 그 막중한 임무를 안은 선발투수는 앞선 1차전에서도 나섰던 타일러 애플러다.
애플러는 정규리그에서의 성적(6승 8패 평균자책점 4.30)과 달리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5이닝 6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한 뒤 PO 1차전에서 3이닝 6피안타 4실점(1자책)을 기록했으나 야수들의 실책이 겹친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투구수도 47구에 불과하다.
경기 전 만난 키움 홍원기 감독은 애플러의 기용 계획에 대해 "흐름이 괜찮다고 보이면 최대한 이닝을 길게 가져가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날 키움은 선발투수 애플러를 필두로 김준완(지명타자)-박준태(좌익수)-이정후(중견수)-김혜성(2루수)-야시엘 푸이그(우익수)-김태진(1루수)-이지영(포수)-김휘집(유격수)-송성문(3루수)의 타자 라인업으로 나선다.
전날 2번타자 좌익수로 나섰던 이용규 대신 1차전에서 지명타자 7번 타순으로 기용됐던 박준태가 이름을 올렸다. 박준태는 켈리를 상대로 1차전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통산 8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으로 강했다.
홍 감독은 "박준태가 켈리에게 좋았던 모습을 기대한다"면서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 2번 타순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하다 보니 라인업을 이렇게 내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2차전에서 불펜투수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던 최원태의 기용 계획에 대해서도 전했다.
홍 감독은 애플러 바로 다음 투수로 최원태를 기용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중요한 상황에 나갈지 여부는 (경기의)흐름을 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선발투수로도 기용 계획이 없음을 덧붙였다.
전날 키움은 불펜투수로 나선 김재웅이 6-4로 앞선 8회초 무사 1,2루에서 몸을 날려 아웃카운트 2개를 쓸어담아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홍 감독은 이 수비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정수빈인 줄 알았다. 공을 잡는 것도 힘든데, 돌리면서 잡았다고 하더라. 그건 선수 본인만의 능력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PO는 역대 5선 3선승제로 진행된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KS에 진출할 확률이 80.6%나 된다. 키움은 1차전을 내주고도 KS에 1승만을 남겨뒀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처럼 어디까지나 확률일 뿐이다. 당장 하루하루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다소 불리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도 포스트시즌에서 약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제가 한 건 없다. 평가는 평가일 뿐이고, 야구공은 둥글어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선수들이 그런 평가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