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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응축된 긴장감 [무비뷰]
작성 : 2022년 10월 26일(수) 00:14

자백 개봉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누가 범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진실을 숨겼던 범인의 '자백'만이 반전이다. 한정된 공간 속 응축된 긴장감이 묵진하게 다가온다.

26일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이 개봉했다.

작품은 김세희(나나) 살인범으로 몰린 사업가 유민호(소지섭)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유민호는 김세희(나나)와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호텔로 향했으나, 습격을 당한다. 깨어나 보니 김세희는 죽어있고 자신은 유일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변호사 양신애(김윤진)는 깊은 산속 별장에 몸을 숨긴 유민호를 찾아간다. 그는 유민호의 무죄 입증을 변호하고자 처음부터 사건을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양신애는 유민호의 진술에 허점을 잡아가며 진실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처절하게 억울함을 드러내는 유민호. 여기에 그가 감추고 있던 또 다른 사건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과연 유민호가 감추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자백 / 사진=영화 스틸컷


'자백'은 마치 연극 같다. 눈 덮인 산속 별장, 호텔 객실을 주요 무대로 치열한 심리싸움이 벌어진다. 양신애와 유민호가 주고받는 대화, 눈빛을 극적으로 담은 연출은 몰입도를 높였다. 화려한 설정, 그래픽 없이도 극을 진하게 채운다.

시간의 흐름을 역행한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양신애는 유민호의 무죄를 입증하게 위해 사건을 재구성한다. 사건 이후가 아닌 사건 발단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 이야기를 반전시킨다. 그 속에 새롭게 밝혀지는 내용, 단서들은 추리의 묘미를 살린다.

소지섭과 김윤진, 나나의 연기는 '자백'을 밀도 있게 붙잡는다. 1대 1일로 마주하는 장면이 대다수라 배우들 각각의 표정, 눈빛에 집중할 수 있었다.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얼굴, 행동 하나하나 촘촘하게 그려내 1인 2역 같은 느낌도 안긴다. 큰 움직임, 화려한 장치가 없어도 배우들의 목소리, 변화가 관객을 이끈다.

특히 후반부부터는 소지섭의 낯선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눈 내리는 산속의 서늘함은 소지섭을 통해 극대화된다. 별거 아닌 장면조차 긴장감을 안기고,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초조함도 느끼게 된다.

다만, 강렬한 반전보다는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반전의 연속이다. '범인이 누구일까'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면 다소 아쉽겠다. 더불어 같은 상황을 놓고 여러 가지 가정들이 재현된다. 새롭지만, 흐름을 놓친다면 다소 복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 묘한 긴장감과 치밀하게 설계된 이야기 구조는 '자백'만의 스릴러를 부각한다. "고통 없는 구원은 없다"는 마지막 대사가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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