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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 받은 울산 홍명보 감독 "2014년 월드컵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작성 : 2022년 10월 24일(월) 19:09

울산 홍명보 감독(왼쪽)과 K리그1 MVP를 수상한 이청용 / 사진=권광일 기자

[양재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제 축구 인생에 있어 가장 좋지 않았던 순간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은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울산은 22승 10무 6패(승점 76점)를 올리며 K리그1 우승을 달성했다. 울산의 K리그1 우승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6 2005 2022)다.

또한 울산은 올해 리그 38경기에서 57득점 33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K리그1 12개 팀 중 최다득점이자 최소실점이다. 개막 후 첫 9경기에서 7승 2무로 무패행진을 달린 울산은 3라운드에서 1위에 올랐고 이후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1992년 포항 소속 선수로 K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홍명보 감독은 올 시즌 우승으로 K리그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4번째 감독이 됐다. 앞서 조광래 전 감독, 최용수(강원FC) 감독, 김상식(전북현대) 감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시상식에서 "프로에 입단한 지 30년 정도 됐다. 많은 상을 수상했지만 감독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에 우승컵이 오기까지 17년 걸렸다. 빠르게 다른 팀으로 가지 않게 내년에도 잘 준비하겠다. K리그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구성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겠다"고 소감을 전했던 홍 감독은 시상식 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올 시즌이 성공적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공과 실패가 어떤 기준인 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2009년부터 청소년 대표팀을 통해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올림픽 대표팀, A대표팀, 현재 울산을 맡고 있는데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좋았던 과정과 좋지 않았던 과정에서 어떤 것들을 얻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들에서는 어떤 것들을 얻어내고, 좋지 않은 것들에서는 어떻게 생각해 발전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승승장구를 달리던 홍 감독의 지도자 생활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위기를 맞았다.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쓰라린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많은 질타와 비판이 홍 감독에게 날아들었지만 홍 감독은 그마저도 자신의 성장 자양분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올해 우승컵을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성공이라고 하시지만 내년에 우승컵을 못 든다 해도 저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이어나가는 과정이다. 제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실패는 했지만, 저는 그것을 실패라기 보다는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지금 돌아봤을 때 저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는 2014년 월드컵이었다. 제 축구 인생에서 대개 다 좋은 시기였지만 그 때는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도 머릿 속, 가슴 속에 새기고 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

17년 만에 울산의 우승을 이끈 홍 감독은 내년에도 '라이벌' 전북을 비롯, 수 많은 강팀들을 상대로 우승컵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홍 감독은 "내년은 올해보다 모든 면에서 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가 얼마만큼 대비를 잘 하느냐가 숙제"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많이 준비해야 한다. 내년 시즌도 저희에게는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이라는 자리는 배를 이끌어가는 선장인데 노를 젓는 사람들의 템포나 그런 것들이 한 박자만 틀려도 결과적으로 어려워진다. 올해에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같은 템포로 노를 저어 앞으로 잘 나아갔다는 생각이 든다. 배를 타고 가며 파도도 만나고 했지만 잘 이겨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선수단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날 시상식에서 울산의 캡틴 이청용은 K리그1 MVP를 수상한 후 "저보다 팀 동료인 엄원상이 받아야 하는데 미안하다"라고 전한 바 있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이청용의 리더십이다. 그 부분이 올해 우리 울산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 물론 (엄)원상이도 생각 이상으로 잘해줬지만 이청용이 주장, 고참으로서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우리가 우승하는데 있어 굉장히 컸다. 이청용이 MVP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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