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자백' 소지섭, 새로움이 주는 쾌감 [인터뷰]
작성 : 2022년 10월 24일(월) 09:10

자백 소지섭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소지섭이 데뷔 28년 만에 스릴러물에 도전했다. 낯선 자신의 모습에 "묘한 쾌감을 느꼈다"는 소지섭이다.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은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2017년 공개된 스페인 범죄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스릴러 영화에 도전한 이유를 묻자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대본이었다. 범인이 이 사람인지 아닌지 궁금해하며 읽으니 재밌더라. 또 그동안에 안 해봤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 그동안에 했던 연기는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극 중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 유민호를 연기했다. 처절하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다 점점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는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보는 이에 따라 악인일 수도 있는 이중적인 인물로 보이기도 했다.

그는 유민호에 대해 "처음부터 악인이라고 밀어붙였다면 저도 그렇게 연기를 안 했고, 촬영 역시 바뀌었을 것 같다. 다른 형식의 나쁜 놈이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유독 한정된 공간에서 촬영된 탓에 마치 연극 같았단 질문을 받자 소지섭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실제로 연극처럼 대사도 많이 했던 게 연극으로 보인 것 같다. 좁은 공간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아 공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사전에 리허설을 하고 베스트 촬영 장면을 찾았던 게 연극처럼 전달된 것 같다"고 전했다.

표정의 디테일도 고민한 지점이라고. 소지섭은 "한정된 공간이라 타이트하게 잡히는 연출이 많았다. '자백'은 인물들의 표정이 중요한 영화라 얼굴을 기술적으로 잘 쓰는 게 필요했다. 실제로 각도를 만들어 찍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출과 동시에 유민호란 캐릭터의 감정선도 섬세하게 그려졌다. 소지섭은 "감독님이 정말 디테일을 중요시했다. 감정적으로도 모르겠는 부분은 실제로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다"며 "별장에서 찍은 장면 중에 감정 하나로 찍은 건 없는 것 같다. 2~4개의 감정을 촬영했다. 시선, 카메라에 담길 때의 구도를 고려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민호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나간 소지섭은 "실제로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봤을 때에 대한 쾌감, 묘한 매력이 있었다.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 누굴 때리고 있거나 쫓아오고 있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촬영 끝나니까 거짓말처럼 악몽이 사라졌다"며 "오히려 (악몽이) 현장 나갔을 때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호흡을 맞춘 배우 김윤진은 소지섭에게 놀라움을 안겼다고. 김윤진은 극 중 유민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역을 연기했다. 소지섭은 "리허설 때 대본을 통째로 머릿속에 넣어온 게 놀랍더라. 확실히 멋있었다. 실제로 눈을 보며 연기하면서 잘 해야겠다는 걸 느꼈다.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김윤진을 칭찬했다.

극 중 헤어진 연인으로 합을 맞춘 배우 나나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지섭은 "연기적으로 제가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은 것 같기도 하다. 연기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을지 조언을 해주면 그 점을 빨리 캐치해서 보여주더라. 연기 센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나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기도 한다는 소지섭은 "저도 누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저 역시도 현장 나가서 연기를 하면 대부분 한 가지 생각밖에 못 한다. 그래서 후배에게 정답은 없다고 말해주면 그걸 빨리 캐치하며 받아들이는 후배들이 있다. 부담스러워하거나 오히려 더 안 되면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느낀 후배들은 먼저 저한테 다가온다"고 선배로서의 생각을 드러냈다.


'자백'을 통해 연기적인 변화를 보여준 그다. 동시에 인간 소지섭은 결혼이라는 전환점을 맞았다.

결혼한 지 약 2년이 지났다는 소지섭은 "결혼을 하고 나니 확실히 안정감이 생겼다. 불면증도 없어지고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주변에 결혼을 추천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내에 대한 질문을 계속 받자 "스케줄이 없거나 있거나 늘 저한테 잘해주고 있다. 비연예인으로 살고 있어 조심스럽다"고 쑥스러워하기도.

28년 동안 연기 생활을 이어오면서 내적, 외적으로도 변화한 소지섭. 어느덧 배테랑 배우로 접어든 소지섭이지만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지만 많이 없다. 혼자만 잘해선 되는 건 아니다. 요즘에는 많이 도움을 받는 것 같다. 감독님이 될 수도 있고, 상대 배우가 될 수도 있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 나가야 한다. 오래 연기를 하다 보니 새로운 걸 한다고 하지만 새롭게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 더 힘들어지는 느낌이다. 좋은 감독님을 만나 새로운 모습을 찾아주길 바랄 수도 있다. 또 상대배우를 잘 만나서 꾸며줄 수도 있는 것처럼 같이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매 작품을 할 때마다 고민한다. 나는 다르게 한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속상하기도 하다. 특히나 불같이 감정을 호소하거나 세게 지르는 연기 스타일을 선호하지 않아 연기할 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군의 태양',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으로 사랑받아온 그다. 이번 '자백'은 소지섭 필모그래피에 어떻게 남을까. "새롭게 보이는 모습들이 좀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남을지는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필모그래피에 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