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 여자골프가 안방에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최종 라운드가 23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6647야드)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의 우승 여부에 많은 골프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10여 년간 LPGA 투어를 호령했던 한국 여자골프가 올해는 28개 대회 가운데 단 4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전인지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12개 대회 연속으로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리고, 국내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한국 여자골프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실제로 이 대회에서는 지난 2019년 장하나, 2021년 고진영이 챔피언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를 앞둔 현재, 한국 선수의 우승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아타야 티티꾼(태국)이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선두를 질주 중인 가운데,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안드레아 리(미국)가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2위, 릴리아 부(미국)가 13언더파 203타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효주와 최혜진이 나란히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5위에 랭크되며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포진해 있다.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 나란히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선두권과의 차이를 좁혔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3라운드에서의 활약을 재현한다면 역전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김효주는 이번 대회가 열리고 있는 원주가 고향이다. 원주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고, 원주시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고향팬들의 응원을 받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혜진에게도 동기부여가 있다. 최혜진은 지난해 Q시리즈를 거쳐 올해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LPGA 무대에서의 우승은 없다. 국내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승을 신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6세의 아마추어 김민솔도 깜짝 우승에 도전한다. 1, 2라운드에서 2위를 달렸던 김민솔은 3라운드에서 다소 주춤하며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로 7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1라운드 때 8언더파를 몰아친 저력을 다시 발휘한다면 우승 경쟁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