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고진영은 21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664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개를 잡았지만, 보기 8개와 더블보기 1개를 쳐 7오버파 79타에 그쳤다.
중간합계 15오버파 159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전체 출전 선수 78명 중 78위에 머물렀다.
현재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고진영은 지난 8월 CP여자오픈 이후 손목 부상으로 휴식기를 가졌다. 이후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 필드에 복귀,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다.
그러나 아직은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다. 고진영은 1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낚았지만, 보기 6개와 퀸튜플 보기 1개를 기록하며 8오버파 80타에 그쳤다. 고진영이 한 라운드에서 8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LPGA 투어 진출 이후 처음이었다.
악몽은 2라운드까지 이어졌다. 고진영은 10번 홀과 11번 홀, 13번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하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15번 홀 이글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했고 1번 홀에서는 더블보기가 나왔다.
이후에도 고진영은 보기 3개와 버디 1개로 2타를 더 잃었고, 결국 중간합계 15오버파 159타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1타만 더 잃었더라도 이틀 연속 80타를 기록할 뻔 했다.
이번 대회는 컷 탈락 없이 진행되지만, 고진영과 선두 안드레아 리(미국, 12언더파 132타)의 차이가 27타까지 벌어지면서 타이틀 방어의 희망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세계랭킹 1위 수성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고진영과 세계랭킹 2위 아타야 티티꾼(태국)의 랭킹 포인트 차이는 0.35점 차(고진영 7.59점, 티티꾼 7.24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진영이 최하위로 추락한 반면, 티티꾼은 2라운드까지 10언더파 134타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고진영이 계속 하위권에 머무르고 티티꾼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세계랭킹 1위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최고의 추억을 쌓았던 대회에서 올해는 최악의 악몽을 겪고 있는 고진영이 주말 펼쳐지는 3, 4라운드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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