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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마법사 군단 구한 막내 에이스의 쾌투 [ST스페셜]
작성 : 2022년 10월 21일(금) 00:34

KT 소형준 / 사진=DB

[수원=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만 21세의 소형준(KT위즈)이 또다시 위기에 몰린 마법사 군단을 구해냈다.

KT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9-6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려 있었던 KT는 이로써 기사회생에 성공, 준PO를 5차전까지 끌고 가게 됐다.

선발투수 소형준의 역투가 빛났다. 소형준은 80개의 볼을 뿌리며 6이닝을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소형준은 만 21세의 어린 나이이지만 비교적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 총 세 번의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해 1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짠물투를 선보였다.

이러한 '가을 DNA'를 가진 소형준은 이미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KT를 한 번 구한 적이 있다. KT는 키움과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가는 치열한 3위 싸움 끝에 아쉽게 4위에 머물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했는데, 13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5.1이닝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2실점 1자책점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KT의 6-2 승리를 견인한 것.

경기 초반 다소 고전했지만, 이날도 소형준은 실점을 최소화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KT를 구했다.

1회초는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준완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냈지만 이용규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이정후에게도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며 선제 실점했다. 다행히 김혜성과 야시엘 푸이그를 각각 1루수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초는 깔끔했다. 송성문과 이지영을 좌익수 플라이와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후 김휘집을 투수 땅볼로 이끈 뒤 타구를 완벽히 잡지 못하며 출루를 허용했지만 김웅빈을 1루수 땅볼로 잠재우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하지만 3회초 들어 소형준은 다시 실점을 했다. 김준완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맞았고 이용규와 이정후에게도 각각 희생번트, 좌전 안타를 내주며 1사 1, 3루에 봉착했다. 결국 김혜성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그 사이 3루주자 김준완이 홈을 밟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불운도 이어졌다. 김혜성의 2루수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2루수 오윤석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모든 주자가 세이프 된 것은 물론, 한 베이스씩 진루하며 1사 2, 3루에 몰리게 된 것. 그러나 소형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푸이그와 송성문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초에는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이지영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후 김휘집의 희생번트와 김웅빈의 볼넷으로 1사 1, 2루에 봉착했다. 그러나 김준완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소형준은 5회초 이용규(삼진), 이정후(좌익수 플라이), 김혜성(삼진)을 차례로 잠재우며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푸이그와 송성문, 이지영을 각각 유격수 땅볼과 1루수 땅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소형준의 역투와 더불어 결승타의 주인공 박병호(5타수 4안타 1타점)를 비롯, 강백호(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배정대(5타수 2안타 1타점)의 활약마저 더해진 KT는 결국 준PO를 최종전까지 끌고 가게 됐다.

경기 후 KT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많이 힘들었을텐데 형준이 답게 실점을 최소화하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줬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소형준은 "선배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점수를 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승리의 공을 선배들에게 돌린 뒤 "1년 동안 잘해왔는데 마지막 한 경기 때문에 좋지 않은 기분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후회없이 하려고 했고 (시리즈가) 몰려있다는 생각보다는 경기에 몰입해서 승부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힘줘 말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올해 가을 두 차례나 KT를 탈락 위기에서 구한 소형준. 그러나 그는 겸손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이날 투구 내용을 점수로 평가해 달라는 취재진의 말에 "오늘은 나에게 63점을 주고 싶다. 와일드카드 결정전(60점)보다는 조금 더 잘한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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