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빙상 황제 이승훈이 태극마크를 단다.
이승훈은 19일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7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대회 파견선수 선발전 남자 5000m에서 6분43초1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는 2022-23시즌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대회와 주니어 월드컵 대회, 그리고 2023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파견선수 선발대회를 겸한다.
5000m는 2명만 국가대표로 선발한다. 이승훈의 뒤를 이어 정재원이 6분48초90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두 선수는 매스스타트 출전 자격까지 얻게 된다.
이승훈의 코치를 담당하고 있는 IHQ 빙상팀 이규혁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외국 전지훈련도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캐나다 전지훈련도 다녀왔고, 훈련 여건이 훨씬 좋아졌다. 컨디션도 올림픽 시즌보다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승훈은 오는 21일 월드컵시리즈 국제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1500m 종목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감독은 "(이승훈이) 좋은 컨디션으로 주 종목 5000m를 무사히 통과한 만큼 1500m 종목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했다.
이승훈은 한국 동계올림픽의 전설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같은 대회 10000m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승훈의 활약상은 한 대회로 끝나지 않았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에서 각각 금메달, 은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은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자(6개)로 우뚝 섰다.
한편 2위를 차지한 정재원은 지난 7월 22일 진천선수촌 인근에서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 등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 사고까지 내 많은 물의를 일으켰던 선수다.
이 사건을 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은 8월 8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이들 4명에게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김민석에게는 1년 6개월이 부여됐으며 정재웅에게는 1년, 정선교에게는 6개월이 내려졌다.
정재원의 자격정지 기간은 2개월로 4명 중 징계 수위가 가장 낮았는데 당시 김성철 연맹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정재원은 선수촌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을 하지 못했으며 곧바로 자기 숙소로 가서 잠을 잤다. 정재원은 사고 당시에 있지도 않았으며 김민석이 사고를 낸 점조차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숙의 기간을 보낸 정재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고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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