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KCM "이젠 편안하게 안착되고 싶어요" [인터뷰]
작성 : 2022년 10월 20일(목) 10:37

KCM / 사진=이미지나인컴즈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연륜이 차니 곡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치열함 끝에 찾은 자신만의 색이 은은하게 새겨졌다. 고음을 벗어던진 KCM이 편안하게 와닿는 이유다.

KCM은 지난 7일 새 싱글 '아름답던 별들의 밤'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곡에 대해 "뮤지션으로서 좀 많이 덜어낸 것 같다. 대중은 KCM 노래라고 하면 화려한 고음에 폭발적인 곡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곡은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않는 곡이다. 많은 분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곡, 편안한 곡을 하고 싶었다. 욕심을 내려놓고 여백을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신곡에는 섬세하고 차분한 멜로디 아래 KCM만의 미성이 담겼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부르는 감성도 느껴졌다. 몇 년 전 경북 영양을 찾았다던 KCM은 "캠핑을 갔었다. 차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는데 별이 진짜 많았다. 감탄하고 있는데, 한 쌍의 연인이 있더라. 참 예뻐 보여 그 모습을 보고 가사를 썼다. 뭔가 감성적이었던 순간이 담겼던 것 같다"고 전했다.

강렬한 창법이 돋보였던 종전의 곡들과 다른 부분이었다. 이번에는 편안함이 주는 진정성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KCM은 "욕심이 날 법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덜어내지는 것 같다. 빈 여백에서 채워지는 연륜이 있다. 예전에는 수학적으로 노래하면서 빈틈을 두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덜어내고 진정성에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털어놨다.


기존의 색채를 덜어내고 아티스트로서 좀 더 깊어진 KCM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잘 듣지 않았던 정통 트로트가 귀에 들어오고, 19년 차 가수가 되니 데뷔 초 선배들이 하던 얘기가 이제야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고. KCM은 이런 과정을 밟아가는 자신에 대해 "확실히 익어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연륜에서 오는 변화를 내내 강조한 KCM은 "수순인 것 같다. 초반에는 호흡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 곡을 4~5주 동안 녹음한 적도 있었다. 한 달을 녹음해봤지만 결국 다시 처음 불렀던 걸 하더라. 어쩔 때는 가이드가 본 앨범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욕심을 부리고 과하게 하려는 것보다 처음 느낀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다. 곡 작업을 쉬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내고 싶은 곡들도 많고 작업해 놓은 곡들도 많다. 차근차근 이 느낌대로 쌓아가보고 싶다는 방향이 있다. 앞으로 제가 그려갈 그림들이 지금 앨범 색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KCM은 곧 앞두고 있는 단독 공연에서도 이전과 다른 결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KCM은 "이번 공연은 처음으로 제가 불렀던 곡으로만 세트리스트를 채운 공연이 됐다. 처음 오는 관객들은 생소한 곡들로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듣는 곡으로도 감동받을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연에서 한 번은 시끄러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약간 나한테 안 맞는 옷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다 접고 일부러 편안하게 하려고 했다. 예전 노래를 지금 낼 수 있는 따뜻한 결로 편곡하기도 했다"고 알렸다.


2000년대부터 활약한 KCM은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예능, 유튜브 등 영역을 넓히며 롱런 중이다. 하지만 가수로서의 자신과 대중이 보는 모습의 간극을 걱정했었다고 한다. KCM은 "생각할수록 답이 안 나오더라. 무대에 올라가면 가끔 대중의 온도가 예전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훨씬 더 반겨주고, 슬픈 발라드를 불러도 즐거워하며 듣는다. 이런 반응이 처음엔 좋으면서 섭섭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것도 복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MSG워너비 활동은 가수로서의 중심을 잡아준 계기가 됐단다. KCM은 "활동 기간이었던 100일은 가장 완벽했던 100일이었다. 지금 소속회사를 만난 다음으로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며 "두서없이 활동하다 내가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걸 잡아줬던 활동 같다. 풀리지 않는 깁스를 한 셈"이라고 뿌듯함을 표현했다.

영역을 확장하며 치열하게 달려온 그다. KCM은 2003년 드라마 '때려' OST '알아요 그래요'로 데뷔해 어느덧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슬럼프는 없었을까. 그는 "앨범을 내고 큰 반응이 없을 때는 실망감도 컸다. 대중들이 내 노래에는 큰 관심이 없구나를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실제 슬럼프가 왔을 때는 곡 작업을 했고, 그 곡들이 많이 발표됐다. 당시에는 크게 인기를 못 얻었지만 2년 있다가 역주행한 '새벽길'이라는 곡이 있다. 차트에 진입했을 때 언젠간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꼈다. 고정 리스너들 덕분에 꾸준하게 노래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편안함과 더불어 꾸준함은 KCM의 꿈을 설명하는 단어가 됐다. KCM은 "연예인은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잘 돼도 1년 지나면 잊혀질 수 있는 치열한 곳이다. 저는 대중에게 꾸준하고 잊혀지지 않도록 열심히 활동하고 싶은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행처럼 가다가 끝내는 자기 색깔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그려낼 KCM의 색이 대중에게 편안하게 안착되고 싶다. 부담스러운 색깔이 아닌 은은한 색깔이 되고 싶다"는 그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