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타일러 애플러가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키움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9-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만든 키움은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키움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선발투수 애플러였다. 애플러는 99개의 볼을 뿌리며 5이닝을 6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 비자책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사실 경기를 앞두고 애플러의 선발 등판이 예고됐을 때 승부의 추는 KT로 기우는 듯 했다. 애플러가 올해 정규리그에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4.30에 그쳤고 시즌 막판에는 부진으로 불펜으로 밀리기까지 했기 때문. 게다가 상대 선발투수가 13승 8패 3.26의 평균자책점을 올린 고영표라는 점도 이러한 예상에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애플러는 이러한 평가를 비웃듯이 눈부신 쾌투를 선보였다. 특히 무려 3개의 실책이 나올 정도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온 투구 내용이라 더욱 값진 것이었다.
애플러는 1회말부터 실책과 직면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강백호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앤서니 알포드에게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 냈지만 유격수 신준우의 포구 실책으로 1사 1, 2루에 몰렸다. 다행히 박병호와 장성우에게 삼진과 3루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말은 깔끔했다. 김민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타자 황재균에게는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경수와 심우준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호투하던 애플러는 3회말 첫 실점을 기록했다. 또다시 나온 실책이 발단이었다. 선두타자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이끌었지만 유격수 신준우의 실책이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결국 애플러는 강백호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며 1실점했다. 다만 실책이 빌미가 된 점수라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불운은 계속됐다. 알포드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냈지만 신준우의 실책이 또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애플러는 박병호는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에 봉착했다. 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김민혁을 4-6-3 병살타로 유도,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말 들어 애플러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후속타자 박경수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지만 심우준과 배정대를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애플러는 선두타자 강백호를 1루수 땅볼로 잠재웠다. 이후 알포드와 박병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장성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친 후 6회말부터 김동혁에게 마운드를 내줬다.
결국 애플러의 호투와 더불어 7타점을 합작한 야시엘 푸이그(3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김준완(5타수 2안타 3타점)의 활약마저 더해진 키움은 소중한 승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경기 후 키움 홍원기 감독은 "애플러가 올 시즌 많은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오늘 초반부터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상대에게 큰 기회를 주지 않았다. 본인 역할을 잘해냈다"고 그의 공을 치하했다.
자신에게 내려진 박한 평가를 뒤로하고 연이어 쏟아진 실책 불운마저 극복하며 호투로 반전 드라마를 완성해낸 애플러. 그의 활약에 힘입은 키움은 이제 PO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