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필요하다면 나라도 함께 가서 피해자들께 사과를 드리겠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현역시절 스타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던 이 감독은 "기본기와 디테일, 팬이 중요하다"며 "허슬 두의 팀 컬러를 다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바로 투수 이영하와 김유성의 학교 폭력 이슈가 나온 것.
2016년 두산에 입단한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1년 후배 조 모씨를 특수 폭행, 강요, 공갈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돼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다. 현재 이영하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긴 싸움이 예상된다.
두산이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9순위로 지명한 김유성은 2년 전이었던 2020년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여론이 악화되자 NC는 지명 철회를 택했고 김유성은 고려대 진학을 택한 끝에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유성은 학교 폭력 관련 징계는 모두 받은 상태다. 2017년 내동중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닷새의 출석정지 징계를 받았으며 2018년 1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떨어졌다. 2020년 10월에는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1년 간의 출전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다만 피해자 측과는 여전히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많은 야구 팬들은 두산에게 비판을 퍼붇고 있다.
지난 9월 21일 법원에 출두한 이영하 / 사진=DB
이 감독은 취임식에서 '김유성과 이영하 문제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감하고 어려운 부분이다. 구단으로부터 보고를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감독은 먼저 김유성에 대해 "김유성은 충분히 사과와 화해를 하려 하고 있다고 들었다. 피해자 부모님께서 어떤 생각이실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이 됐으면 한다. 필요하면 나도 함께 가서 사과를 드리겠다. 진심으로 김유성이 피해자께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 감독은 이영하에 대해서는 "이영하는 구단으로부터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들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선수들이 빨리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도자가 할 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선수들이 빨리 해결해 팀으로 복귀했으면 좋겠지만, 그 전에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고 화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