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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77번' 이승엽 감독 "7번 좋아해…삼성서 받은 사랑 간직할 것"
작성 : 2022년 10월 18일(화) 16:25

사진=권광일 기자

[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개인적으로 7번을 좋아한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신임 감독의 등번호 선택은 그의 상징과도 같은 36번이 아닌 77번이었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두산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취임식을 통해 닻을 올린 '이승엽호'는 당장 내일(19일)부터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2017시즌까지 활약한 이 감독은 현역시절 등번호 36번을 달고 많은 대기록을 작성했다. 통산 1096경기에서 0.302의 타율과 467홈런 1498타점을 올렸으며 2003년에는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홈런)을 세우기도 했다. 통산 홈런 순위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이 2017년 은퇴한 후 36번은 삼성의 영구 결번이 됐다.

그러나 두산 사령탑으로서 새 출발을 하는 이 감독의 선택은 36번이 아닌 77번이었다. 이 감독은 취임식에서 등번호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제가 7번을 좋아한다. 언젠가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자의 첫 걸음인 두산에서 77번을 달게 됐다"고 털어놨다.

많은 관계자들 뿐 아니라 야구팬들은 이 감독이 사령탑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당연히 친정 팀인 삼성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감독은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삼성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 감독이 두산으로 떠나며 삼성 팬들의 상실감도 컸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삼성은 16대 감독으로 박진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삼성에서 받았던 큰 사랑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항상 가슴 속에 가지고 있겠다"며 "박진만 감독은 저와 동년배다.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한국의 성적이) 좋았던 국제 무대에서 함께 뛰었던 좋은 친구다.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친구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두산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며 박 감독도 삼성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다. 우리 동년배 감독들이 중심이 돼 떨어진 프로야구 팬 발길을 조금이라도 더 야구장으로 불러모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당장 19일부터 마무리 훈련을 진행한다.

"형님 정도는 아니겠지만 선수들이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감독이 되겠다. 야구장과 야구장 밖을 확실히 분간하겠다"고 뚜렷한 감독관을 밝힌 이 감독은 "선수들을 만나보면서 대화를 해 보고싶다. 올 시즌 두산이 9위를 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타격, 투수,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수치도 지난해와 다르게 많이 떨어졌다. 나 역시 선수생활 때 연습량이 적지 않았다. 반복 연습을 해보고 싶다. 연습이 되지 않으면 경기에서 긴장했을 때 자연스러운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최근 두산이 몇 년간 계속 한국시리즈에 올라갔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 복습훈련을 하지 못했다. 9위를 해서 마무리 훈련 시간이 생겼다. 특히 수비에서 많은 반복 연습, 대화를 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달라진 두산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힘을 줬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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