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포스트시즌에 잘하는) 비결을 알았다면 정규시즌에도 잘 할 수 있었겠죠"
키움 히어로즈는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8-4로 이겼다.
정규리그 3위로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키움은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역대 준PO 중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69.2%에 달한다.
이날 9번타자 겸 3루수로 키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송성문은 결승타 포함,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2회말과 4회말 볼넷과 삼진을 기록한 송성문의 방망이는 경기 중반 들어 본격적으로 매섭게 돌아갔다. 6회말 1사 만루에서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리며 타점을 적립했다.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8회말에는 1사 1, 2루에서 상대 불펜투수 김민수의 4구를 받아 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송성문의 이 적시타로 승기를 잡은 키움은 이우 김준완의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와 임지열의 쐐기 투런포까지 더해지며 결국 승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수훈을 인정받은 송성문은 이날 경기 데일리 MVP에 뽑히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송성문은 8회말 결승타를 올린 상황에 대해 "바로 전 이닝에 수비할 때 동점을 허용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앞에서 이지영 선배가 안타를 쳤고 (김)휘집이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전했다.
송성문은 가을만 되면 키움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로 변모한다. 정규리그 통산 타율이 0.254인데 비해 이날 포함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무려 0.429에 달한다.
그는 가을에 유독 강하다는 말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제가 자신이 없다면 부담으로 다가오겠지만, 자신감이 없지는 않다"며 비결에 대해서는 "그걸 알았다면 정규시즌에도 잘 했을 것이다(웃음). 2018년 준PO 한화 이글스전에서 대타로 포스트시즌에 처음 출전해 안타를 쳤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자신감을 느끼고 계속 출전하고 있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맹타에도 송성문은 포스트시즌에서 당분간 9번 타순을 지킬 전망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당분간 타순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송성문이 컨디션이 좋다고 앞으로 땡기는 것 보다는 하위타순에서 연결 고리를 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이에 대해 "시즌 때 성적을 보면 9번 타순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인 뒤 "저도 매년 가을마다 잘 할 수는 없으니 타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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