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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치' 전여빈의 아름다운 모험 [인터뷰]
작성 : 2022년 10월 12일(수) 23:54

글리치 전여빈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전여빈에게 '글리치'는 모험이었다. 물음표를 가득 안고 출발했지만, 끝은 아름다웠다. "이상해도 괜찮다"는 전여빈의 위로가 여정의 의미를 채운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홍지효(전여빈)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허보라(나나)가 사라진 홍지효 남자 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전여빈은 극 중 남자 친구를 찾아 나서는 외계인 목격자 홍지효를 연기했다.

전여빈은 "우선 대본 4부까지 받아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이야기가 어떻게 귀결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한 터라 그때는 물음표 그 자체였다. '글리치'가 무엇인지, 외계인이란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다. 끝이 없는 모험에 뛰어보고 싶다는 게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홍지효란 인물은 불안정하지만 내재된 용기가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였다. 외계인, 사이비 종교에 의문을 품고 있지만 행방불명된 남자친구를 찾아나서면서 실체에 가까워졌다.

전여빈은 홍지효의 서사에 대해 "(홍)지효라는 캐릭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복합적인 레이어가 있는 친구인데 표현들이 거칠다. 말을 안 할 때는 안 하다가 나중에 폭발해버린다. 그 자체가 지효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촬영하면서 지효를 되려고 노력하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멀리 떨어진 얘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외계인을 봤다고 믿는 사람이고, 그 외계인이 내 친구를 납치한 것 같다면 저 또한 모험을 감행할 것 같다. 또 다른 의미로는 모두 자신만의 외계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해결할 수 없는 고민, 처한 상황들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홍지효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전여빈은 "지효는 기이한 현상을 본 자신을 애써 가둬놓으며 숨겨놓는 게 익숙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시국이 사라진 후 눌러놓고 있는 것들이 어느 순간 참지 못하고 터진다. 특히 사이비 종교 교주 좁과 만나고, 본인이 호산나가 되길 자청하는 것도 터트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서라고 생각했다. 지효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글리치 전여빈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은 함께 모험을 떠난 배우 나나에게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저는 한 장면을 찍을 때마다 고민하지만, 나나는 그럴 때마다 저에게 '잘했다. 좋았다'며 힘을 북돋아줬다. 호흡이 잘 맞았다. 제 에너지가 뜨거우면 가라앉게 해 주고, 반대로 나나가 뜨거우면 제가 가라앉게 해 주며 상호보완이 잘 되는 듀엣이었다"고 웃었다.

극 중 상황에서도 보라와 지효는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는 관계였다. 전여빈은 "각각 불안전한 사람이지만, 함께 있었을 때는 온전해졌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두려움을 겪는 순간들이 있지 않냐. 지효는 보라를 만나 용기 있게 나아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효와 보라의 관계는 우정 그 이상의 관계로 비춰지기도 했다. 전여빈은 "노덕 감독님이 관계에 있어 정의를 내리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무한한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더라. 보라와 지효는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해질 수 있는 관계"라며 "'글리치'는 보라와 지효의 버디물이다. 두 사람이 여정을 떠나고 내면에 변화가 생긴 이야기라 생각했다. 둘의 청춘을 투영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여빈은 "지효, 보라에게 조금 이상해도 괜찮고, 더 많이 이상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혼자가 아니고, 그 걸음이 누군가에게는 가치 있는 걸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우정, 외계인이란 소재를 한데 섞은 '글리치'였다. 다만, 중반부부터는 이야기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 '내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전여빈 역시 난해함을 인지했지만 "4화까지는 빌드업을 위한 과정이라면 5화부터는 매화 기점이 있었다. 연기하는 입장으로서는 변곡점들이 매화 끝마다 주어지는 걸 즐겼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뜻깊은 작품으로 남았다고. 전여빈은 "두려운 마음으로 여행을 감행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완결을 보고 나니 함께 여행을 잘 완수해냈다는 의의가 있다"며 "난해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다수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 보단 소수의 진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다. 마지막 순간에는 '잘 마무리됐다. 좋은 여행을 다녀왔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글리치 전여빈 / 사진=넷플릭스 제공


'글리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전여빈은 사회자로 나섰고, '글리치'로 오픈토크 행사에도 참석했다.

전여빈은 "7년 전 '최고의 감독'으로 처음 '부국제'에 갔었다. 이후 '죄 많은 소녀', 이번엔 '글리치'로 참석했다. 사회를 보게 돼 처음엔 안 떨 줄 알았는데, 도착한 순간부터 심장이 뛰더라. 지금까지 운이 좋게 배우로 잘 걸어왔으니, 앞으로도 더 잘 걸어봤으면 좋겠다는 다짐을 했다. 양조위를 만난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중화권 스타 양조위와의 디너타임은 전여빈이 다시금 연기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전여빈은 "'부국제'에서 양조위와 유가령 배우와 디너타임을 가졌다. 어렸을 때 선망했던 양조위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만드는 건 사랑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만드는 거지 혼자서 만들 수 없지 않냐. 사랑해서 좋은 걸 선물하고 싶은 마음, 정성스럽게 내놓는 거라는 걸 느낀 시간이었다"고 벅참을 드러냈다.

전여빈은 어느덧 연기 생활 7년 차다. 영화 '낙원의 밤',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각인시켰다. 현재는 영화 '거미집'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촬영에 한창이다. 활발한 행보는 자신을 향한 믿음으로 달려왔기에 가능했다.

그는 "배우를 준비하고 데뷔를 했을 때, 스스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제가 저를 안 믿어주면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지 않냐. 무한히 오해하고 스스로 믿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갈 방법이 무엇일까란 고민도 정말 많이 했는데,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게 답인 것 같다"는 단단함을 내비쳤다.

글리치 전여빈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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