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김주형이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처음으로 만 21세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김주형은 10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으며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공동 2위 패트릭 캔틀레이, 매튜 네스미스(이상 미국, 21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2승째.
김주형은 특별 임시 회원이던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기록하며 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이후 플레이오프 1, 2차전과 프레지던츠컵에도 출전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72홀 노보기 플레이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PGA 투어에 만 21세 전에 2승을 수확한 것은 지난 1996년 우즈 이후 김주형이 처음이다. 김주형은 만 21세 3개월의 나이로 이 기록을 달성했는데, 이는 만 21세 9개월에 2승을 기록했던 우즈보다 약 6개월 빠른 것이다.
또한 김주형은 이 대회 종료 후 새로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15위에 자리하며 개인 최고 랭킹을 달성했다. 또한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아시아 톱랭커의 자리도 차지했다.
이날 김주형은 세계랭킹 4위 캔틀레이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4라운드 중반까지 김주형이 2타 차로 앞서며 우승에 가까이 다가서는 듯 했지만, 캔틀레이도 뒷심을 발휘하며 16번 홀에서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김주형이었다. 캔틀레이가 18번 홀에서 치명적인 티샷 실수를 하며 트리플 보기를 범했고, 김주형은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 지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주형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정말 굉장한 일이다. 몇 달 전만 해도 정식 회원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두 번째 우승을 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면서 "나의 우상인 우즈의 기록과 비교되고 있는 내 자신을 믿을 수가 없다. 정말 영광이고 꿈이 현실이 되고 있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주형은 또 "PGA 투어에는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난 아직 그들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면서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마스(미국) 같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난 이제 시작이다. 그저 열심히 연습할 뿐"이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을 포함해, 김성현(20언더파 264타, 공동 4위), 임성재(19언더파 265타, 7위), 김시우(18언더파 266타, 공동 8위)까지 4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들었다. PGA 투어 대회에서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든 것은 사상 최초다.
이경훈은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37위, 안병훈은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4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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