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후반부를 향해 달리고 있다.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된 만큼 부산은 영화인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국내외 영화인들과 함께 개막식 레드카펫,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각종 행사들은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5일 축제의 장을 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27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27th BIFF')는 개막식부터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해 축제에 힘을 보탰다.
◆ 뜨거웠던 개막식 레드카펫
부산국제영화제의 포문은 '바람의 향기'가 열었다. 개막작 '바람의 향기'는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네 번째 작품으로, 감독은 7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았다.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는 항상 예술 영화가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도록 균형을 줬다. 단순히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예술 영화에게도 자유를 주고, 바람을 불어넣어 준다. 그것이 이란 영화에겐 너무나 중요하다"며 벅참을 드러냈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개막식도 3년 만에 위상을 되찾았다.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와 열기로 가득했다. 개막식 사회자였던 배우 류준열, 전여빈은 객석의 뜨거운 열기를 온전히 느꼈다. 두 사람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을 꽉 채운 여러분의 모습이 감격적"이라며 벅참을 드러냈다.
레드카펫을 찾은 영화인들의 모습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양조위를 비롯해 한선화, 김영광, 진선규, 전종서, 신하균, 한지민, 박해일, 변요한, 옥택연, 구혜선, 김유정, 정해인, 한소희, 류경수, 이준익 감독, 김한민 감독 등 수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의 밤을 밝혔다.
◆ 부산국제영화제 주인공, 양조위
양조위(량차오웨이)는 단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공이었다.
1980년대에 연기를 시작한 양조위는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2046' 등의 작품을 통해 중화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정성시' '씨클로' '색, 계' 등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웨어 더 윈드 블로우스'를 통해서도 건재함을 드러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양조위는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후 지난 6일 기자회견, 지난 7일에는 '양조위의 화양연화' 오픈토크 및 핸드프린팅 행사를 통해 관객을 만났다. 특히 오픈토크에선 자신이 직접 선정한 대표작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투게더' '화양연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40년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그는 "과거 40년 동안 바쁘게 보내기도 하고, 훌륭한 사람들과 일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시간동안 행복하게 살아왔다"며 "최대한 새로운 작품, 좋은 작품으로 다시 오겠다"며 앞으로를 기약하기도 했다.
◆ '몸값'→'욘더', 강화된 '온 스크린' 섹션
OTT 작품들도 강화됐다. 지난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은 3편에서 올해 9편으로 상영작 수를 늘려 관객을 찾았다.
'온 스크린' 섹션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Over the Top) 뿐 아니라, 그 외의 플랫폼에서 방영될 화제의 드라마 시리즈를 월드 프리미어 혹은 아시안 프리미어로 미리 선보이는 섹션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지옥' 등 3편이 최초 공개됐다.
올해는 '글리치' '몸값' '썸바디' '약한영웅 Class 1'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욘더' '커넥트' '킹덤 엑소더스' '피의 저주' 등 9편의 드라마 시리즈가 첫 선을 보였다. 배우들과 감독이 직접 작품을 소개한 오픈토크도 눈길을 모았다.
6일 진행된 '썸바디' 오픈토크에는 배우 김영광, 강해림, 김수연, 김용지, 정지우 감독이 참석했다. '글리치'에는 전여빈, 류경수, 노덕 감독, '커넥트'에는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무대에 올라 작품을 소개했다. 7일에는 '몸값' 진선규, 전종서, 장률, 전우성 감독이 참석했다. '약한영웅 Class 1'에는 박지훈, 이연, 홍경, 신승호, 유수민 감독, 한주희 감독이 등장했다. 이후 '욘더' 오픈토크에는 한지민, 신하균, 이준익 감독이 참석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도 영화 '고속도로 가족' '앵커' '브로커' 주역들의 오픈토크가 진행돼 열기를 더했다. 또한 배우들이 직접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액터스 하우스' 프로그램이 진행돼 첫 주자였던 한지민에 이어 강동원이 관객을 만났다. 13일에는 하정우와 이영애가 소통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축제의 장을 연 부산국제영화제는 10일간의 여정 중 반환점을 돌았다. 오는 14일에 열리는 폐막식에는 배우 권율과 한선화가 사회자로 나선다. 폐막작은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로,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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