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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가 던지는 '가족'의 의미 ['27th BIFF' 종합]
작성 : 2022년 10월 08일(토) 12:48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브로커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부산=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브로커'가 가족에 대한 궁금증을 던졌다. 우연한 기회로 동행하게 된 이들이 특별한 여정을 겪으며 새로운 관계로 거듭났다.

8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G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27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27th BIFF') 영화 '브로커' 오픈토크가 진행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참석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이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 초반 시나리오와 관련해 "시나리오를 쓸 땐 많은 취재를 거치고, 배우들이 결정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는 경우가 있다. 촬영 중에도 시나리오가 바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브로커' 초반 플롯에선 배두나, 이주영이 맡은 형사 역할이 남자였다고. 이에 대해 감독은 "저에게 있어 영화는 여행과도 같다. 이번에도 그런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처음에 이 영화의 시작은 17년 전 쯤에 썼던 짧은 플롯이었는데 그 플롯은 아이를 버린 엄마와 그걸 팔러 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로 심플했다"며 "근데 취재를 거듭하면서 이것이 '어머니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여기에 배두나, 이주영이 맡은 역할이 어머니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여정을 큰 플롯으로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야기가 크게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주영이 연기한 역할은 원래 이름이 없었다. 관객의 입장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배두나가 맡은 이형사가 관객의 시선과 겹쳐있었다"며 "수진(배두나)이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지만, 점차 그것이 풀리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소영(이지은)의 자장가를 처음 듣게 되는 건 이주영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과정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표현되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브로커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특히 '브로커'에선 소영이 아이를 향해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만 해당 장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여기서 노래를 너무 잘하면 관객들이 '아이유'를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며 "근데 이지은도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었고, 리딩 때 그걸 의식하면서 부르길래 '괜찮겠다'는 안도감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해당 장면과 관련해 이지은은 "소영이가 영화에서 전반적으로 모성애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지만, 제가 연기를 할 땐 근본적으로 사랑이 있는 상태로 바라봤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 관계에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브로커' 속 인물들의 전사와 극 중 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브로커'에선 이른바 '사연 많은 인물'이 다수 등장한다. 다만 이들의 과거를 뚜렷하게 보여주진 않는다.

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물론 회상 장면이 필요한 영화도 있다. 근데 제가 평소 생각해온 것은 표정이나 배우들의 언어, 대사와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를 통해서 과거의 여운을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걸 기대한다"며 "과거의 시간, 미래에 대한 시간을 현재 진행 시간 속에 담아내는 장면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주연을 맡은 이지은 역시 "소영이 전사가 많은 인물이다. 현재 진행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그 이전 이야기를 연기할 시간은 없었다. 스스로 그때의 기억을 갖고 갔다"며 "짧지만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한 가지 역할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지은은 "빠르게 이입이 됐던 건 테스트 촬영 당시 한 10년은 그 자리에서 세탁소를 운영했던 사장님 같은 송강호 선배와, '파워 연예인'이었던 강동원 선배가 수더분하게 보인 그 순간"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냐는 걸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완성된 영화를 보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들을 왜 가족으로 부르면 안 되나 싶었다. 그 의문을 스스로 가지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히로카즈 감독은 "세상이 그들을 가족이라 부르지 않고, 범죄자 집단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관객분들은 다른 느낌을 받으시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5일부터 14일까지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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