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한채아, 한선화, 송지현이 가족 안에서 자신을, 그리고 뿌리는 찾아가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전한다.
6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G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27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27th BIFF') 공식 상영작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야외 무대 인사에 감독 김민주, 배우 차미경, 한선화, 한채아, 송지현이 참석했다.
작품에 대해 김민주 감독은 "영화는 세 자매와 엄마에 관한 얘기다. 둘째 딸 혜영이 영도로 돌아와 가족과 지내며 엄마의 과거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둘째 '혜영' 역을 맡은 한선화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작가를 꿈꾸는 친구다. 서울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향을 찾게 되면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통해 그동안 느끼지 못한 여러 생각과 마음을 느끼면서 혜영이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그런 인물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내 '혜주'에 대해 송지현은 "언니들이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다. 밝고 통통 튀는 면도 있고 용기가 있는 친구다"고 이야기했다.
한채아는 첫째 '혜진'에 대해 "맏언니로서 언니란 무게감을 항상 안고 고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역할이다.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무게까지 같이 견디면서 엄마 그리고 동생들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했다.
'교토에서 온 편지'에는 부산 영도의 풍경이 가득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김민주 감독은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사실 고향이 영도다. 자전적인 소재로 시작했다. 부산에 진짜 얘기를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냥 관광지나 장르 영화로 소비되는 것이 아쉬워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쩌면 엄마의 과거를 알아가는, 뿌리를 찾아가는 얘기라고 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단단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감독 김민주, 한선화, 송지현, 한채아 / 사진=팽현준 기자
실제로 고향이 부산인 한채아, 한선화. 캐스팅 배경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기도 했다. 김민주 감독은 캐릭터 '혜영' 역의 배우에게 사투리 적인 측면에서도 리얼하고, 이미지는 단아하면서도 깨끗한 이미지를 원했다. 이를 모두 부합하는 것이 한선화였다고.
이어 한채아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한채아는 장녀로서 책임감 있고, 또 예능이나 다른 드라마에서 본 모습도 맘에 들었다"고 전했다.
송지현은 비록 부산 출신은 아니지만, '혜주' 역으로 많은 오디션을 진행하던 감독의 눈에 들어 바로 합류가 결정됐다. 김민주 감독은 "연기도 잘하고 혜주 이미지와 너무 맞닿았다. 춤과 사투리를 모두 열심히 준비할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한선화가 맡은 '혜영'은 세 자매 중 극의 중심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요한 키포인트를 가진 인물. 그만큼 연기를 준비하는 고충이 따랐다. 그는 "저는 실제론 삼남매 중 맏이고 큰딸이라 둘째의 감정을 헤아리기 어려웠다. 감독님이 실제로 둘째라, 시나리오를 보면 둘째가 겪는 풀 수도 없는 이런 어려운 둘째의 고충과 감정을 잘 표현해두셨다. 그리고 제가 모르는 지점을 감독님이 설명해주셨고 그 부분을 굉장히 신경썼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한선화는 "아직 저도 한 번도 보질 못해서 기대된다. 혜영이가 애틋하고 짠하게 느껴지더라. 약간 극에서 보면 막내나 첫째는 많이 봐온 거 같은데 둘째란 인물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거 같아 기대가 된다"며 기대감도 전했다.
'K-장녀'를 연기한 한채아는 "사실 저도 장녀도, 맏이도 아니지만 옛날엔 꼭 첫째가 잘 돼야 줄줄이 잘 된다는 기대가 컸다. 그런 삶을 짊어지고 살아온 혜진은 결국 보통사람처럼 살아가고, 그 삶 속에서 치이고 치여서 더 단단해진다.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고 싶은, 그렇지만 또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저도 짠하고 응원해주고 싶었다. 혜진을 통해 원한 것이 이런 거라고 생각하며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부산 영도가 배경인 영화인 만큼, 작품에는 '고향' 그리고 '가족'과 관련한 향기가 곳곳에 묻어있었다. 한채아는 관객들에게 "촬영을 하면서 저는 굉장히 좋았다. 부산이 고향이기도 하지만 친정에 온 느낌이더라. 어릴 때 모습을 보는 느낌이더라. 많은 관객이 제가, 그리고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을 친정 엄마에게 가는 느낌으로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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