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내 옆에 떨어지는 골프공, 위험천만 골프장 [ST스페셜]
작성 : 2022년 10월 05일(수) 06:00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최근 야간골프를 즐기기 위해 수도권의 한 골프장을 찾았던 A씨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해저드에서 지인의 공을 찾고 있던 중에 뒷조에서 친 공이 자신의 주변에 떨어진 것이다. 자칫 공에 맞았으면 크게 다칠 뻔한 상황이었다.

놀란 A씨는 사고가 날 수 있었던 상황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뒷조의 골퍼는 '캐디가 치라고 해서 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고를 예방해야 했던 캐디는 상황을 무마하려고만 했다.

A씨는 골프장에서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진행요원을 호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캐디는 뒷팀들이 밀리니 일단 게임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할 뿐이었다. 뒤늦게 진행요원을 만날 수 있었지만, '죄송하다'는 말 외에는 어떠한 후속조치도 없었다.

A씨는 스포츠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골프장 측의 대응이) 전혀 없다. 아직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이사 이메일로 항의 메일을 보냈는데 현재 읽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A씨는 이전에도 같은 골프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역시 사과만 받고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골프장 측의 안전불감증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A씨는 "(내가 원하는 것은) 위험한 상태로 플레이를 방치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내가 그때 만약 공에 맞았으면 드라이버 샷이었기 때문에 분명히 다쳤을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진행을 나에게 계속 종용하는 것은 (골프장 측이) 이용자 안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A씨 만의 일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전국 골프장에서는 총 5710건의 안전사고(타구, 카트, 익사사고)가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5225명의 사상자(사망 6명, 부상자 5219명)가 잘생했다. 이 가운데 타구사고는 4143건이었고, 3855명이 다쳤다. 골프장 내의 대부분의 안전사고 피해가 타구사고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골프장들이 타구사고를 막기 위한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골프장들은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촘촘한 간격으로 예약을 받고 있다. 앞조의 골퍼들은 언제 뒷조들이 따라붙을지 몰라 쫓기듯 골프를 치면서, 안전사고까지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골프장 그린피는 치솟았는데 골퍼들이 누려야 할 서비스와 안전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국내 골프장을 찾는 연인원은 50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골프장의 안전불감증이 이어진다면 골프장 내 타구사고로 인한 피해자들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골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골프장들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