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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 정일우, 연기 향한 목마름 [인터뷰]
작성 : 2022년 10월 04일(화) 10:09

굿잡 정일우 / 사진=9아토ENT,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대표작에 안주하지 않는다. 새로운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열중한다. 한차례 역경을 딛은 뒤 더욱 단단해진 데뷔 16년차 배우 정일우다.

ENA채널 수목드라마 '굿잡'(극본 김정애·연출 강민구)은 재벌 탐정 은선우(정일우)과 초시력자 취준생 돈세라(권유리)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 남녀가 펼치는 히어 로맨틱 수사극이다. 정일우는 극 중 은강 그룹 회장이자 탐정 은선우 역을 연기했다.

정일우는 '굿잡' 종영 소감에 대해 "꼬박 1년 동안 드라마 준비, 촬영을 하면서 배우로서 느끼는 게 많았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같이 대사, 상황을 바꿔가면서 촬영한 게 많다. 또 탐정 캐릭터로 변장까지 하다 보니 애드리브로 새롭게 탄생한 것도 많다. 정말 애정을 많이 쏟았고, 배우들 간의 케미도 좋았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헛헛하더라. 여운이 좀 오래갈 것 같다. 12부작이었는데, 체감상 30부작을 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장르물이라는 게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거기에 로맨스 이야기까지 들어갔다. 우리나라 장르물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인데'굿잡'은 어둡지 않고, 편하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일우가 연기한 은선우는 변장의 귀제이자 인간적인 재벌 회장로 그려졌다.

정일우는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은선우가 과거에 어땠고, 왜 탐정을 하게 됐는지 등 몇 개월 동안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은선우가 되고, 제가 되더라. 매 작품마다 그런 공부를 하고, 저와 공통점이 뭔지를 고민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변장도 정일우의 노력으로 탄생됐다. 정일우는 "매 회 에피소드가 다양해 고민이 많았다. 매 회마다 변장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게 재밌었다. 대학교 때 졸업 작품을 찍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소품을 활용한 분장은 정일우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됐었다고. 그는 "카지노 촬영에서는 미국 스타일처럼 하려고 수염과 가발을 썼다. 노인 분장도 제가 아이디어를 냈다. 노인 분장만 4번을 했다. 한 번 할 때 기본 네 시간 이상 걸렸다. 숨 쉬기도 힘들고 두 번 다시 안 하고 싶더라. 사실 여장도 해보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웃었다.

굿잡 정일우 / 사진=9아토ENT,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굿잡'에는 촬영에는 고난이 많았다. 정일우는 "제가 드라마 촬영 직전 코로나19에 걸려 2주를 쉬었다. 또 촬영하다가 오토바이 사고로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3주를 못 걸었다. 이에 예상보다 촬영 일정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길어진 촬영 기간은 배우들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었다고. 정일우는 "배우들의 합이 정말 잘 맞았다. 특히 1년 간 촬영하면서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항상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특히 음문석 형이 말이 많아 분위기를 재밌게 끌고 가줬다"고 전했다.

특히 전작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 이어 또 한 번 합을 맞추게 된 배우 권유리에 대해 "긍정적인 성격이고, 연기하는 자세가 적극적이다.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욕심과 의욕도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무릎 키스신도 언급했다. 정일우는 "아름답고 예쁘게 찍으려고 했다. 동선도 맞춰보고 책상에 앉았다가 무릎에 앉았다. 감독님의 아이디어였는데 예쁘게 담겼다. (권)유리가 리드를 잘해줬다"고 회상했다.

연신 권유리와의 호흡에 흡족함을 내비친 정일우다. 그는 "사실 사극이었던 '보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현대극인 '굿잡'에서도 케미스트리가 좋을까 싶었다. 그러나 촬영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 (권유리와) 너무 합이 좋았다"며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과거, 현재까지 찍었으니 미래, SF도 찍어보자'라고 한 적이 있다. 다음번에도 같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할 생각"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굿잡 정일우 / 사진=9아토ENT,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굿잡'은 큰 사랑을 받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후속작이었다. '우영우'는 자체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했던 바 있다.

정일우는 후속작 주연으로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일단 '우영우'를 통해 ENA 채널 자체에 인지도가 생겼다. '굿잡'도 기획할 때부터 ENA에 편성이 됐기에 시작 전부터 '아 이런 드라마가 방송되는구나'라고 알릴 수 있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제 채널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보쌈'이란 작품을 선택했을 때만 해도 당시 사람들이 MBN 채널의 드라마를 안 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청률 10%가 나왔다. 또 OTT도 생겼기 때문에 작품이 입소문만 나면 어느 곳에서 방송되건 상관없는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굿잡' 역시 방송 내내 입소문이 났고, 방송 4회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 3.2%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에 올랐다. 정일우는 "시청률 3%만 넘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0%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생각을 했는데 3%를 넘고, 수목 1위도 했었다. 그런 부분에서 너무 만족을 한다. 시청률에 연연하진 않는다.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지 시청률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단단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작품은 정일우에게 '굿잡'이란 의미로 남았다. 그는 "1년 동안 함께 했던 모든 스태프와 인연이 '굿잡'이었다. 작품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오랫동안 군대 얘기를 하는 것처럼 저에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데뷔작이자 대표작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 역시 정일우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작품이 됐다. 정일우는 "아직까지 '하이킥' 속 윤호를 기억해주고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 대표작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거기서 안주하지 않으려고 성장하고 노력하고 있다. 또 대표작이 될 수 있는 작품을 찾으려 하고,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사극에도 애정을 드러냈다. '하이킥' 이후 '돌아온 일지매' '해를 품은 달' '야경꾼 일지' '해치' '보쌈' 등에서 활약했던 정일우는 "사극도 다양한 변주를 주며 선택했다. 다른 배우들은 사극이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너무 좋다. 사극은 극한의 상황이 많아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 또 지방 촬영이 많아 캐릭터에 몰입하기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악역을 할 타이밍인 것 같다"며 "40살 전에 이미지를 변신하고자 한다"고 눈을 빛냈다.

굿잡 정일우 / 사진=9아토ENT,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쉼 없이 작품에 출연하며 새로운 모습을 꾀하는 정일우다. 그런 그에게 뇌동맥류 진단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소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인생을 즐기려는 태도로 변했다.

정일우는 "뇌동맥류를 앓고 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종교적인 이유는 아니었고, 궁금해서였다. 하루에 40km를 걸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며 "이후 번아웃이 오거나, 작품이 끝나면 걸으려고 한다. 뭔가 생각을 정리한다기보다는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 자유로움 편안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배우로서의 삶, 자신의 삶 모두 소중하고 있는 정일우는 어느덧 데뷔 16년 차를 맞이했다. 정일우는 "20대 때 더 많은 작품을 했다면 지금 좀 더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30대 때는 쉬지 않고 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지금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간절함이 뭔지를 아는 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일 할 수 있을 때 일하려고 한다. 연극도 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인생의 목표도 '좋은 배우'라고. 정일우는 "이제는 정일우의 개인적인 삶, 일할 때의 삶의 구분이 없는 것 같다.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인생의 목표다. 꾸준히 연기를 하며 나이 들고 싶다. 어떠한 역할을 하더라도 그 캐릭터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굿잡 정일우 / 사진=9아토ENT,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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