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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라미란 "코미디 퀸? 질려할까봐 걱정" [인터뷰]
작성 : 2022년 09월 28일(수) 00:06

정직한 후보2 라미란 / 사진=NEW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어렵다는 코미디 연기로 수식어를 얻었다. 활약 덕에 또 한 번 자신을 앞세운 후속작도 만났다. 하지만 뿌듯함보다 부담감이 더 크다는 배우 라미란의 이야기다.

지난 2020년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에 이어 2년 만에 후속 편으로 돌아왔다. '정직한 후보2'(감독 장유정·제작 수필름)는 운이 좋게 강원도 도지사로 복귀한 주상숙(라미란)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이 거짓말을 못하는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갖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앞서 1편이 개봉됐던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가가 침체된 시기였다. 이 탓에 '정직한 후보'는 약 150만 관객에 그쳤다. 하지만 VOD, OTT 등 여러 플랫폼에 공개된 뒤 입소문을 타더니 라미란은 2021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하게 됐다. 작품은 후속 편으로 이어졌다.

라미란은 "1편 관객 스코어로 속편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150만 해서 망했는데, 2편을 한다고?'라는 댓글도 봤다. 하지만 제 마음만은 500만을 한 것 같다. 코로나 시기에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사랑받았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속편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라미란은 "부담감을 없애려고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작품이 잘 안 될 수도 있지 어떻게 매번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겠냐. 항상 안 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작품에 임한다"고 솔직히 밝혔다.

오히려 자부심보다 쑥스러움이 크단다. 라미란은 "창피한 것 같다. 조연일 때는 미룰 곳이 있지 않냐. 큰 타격이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제가 주연이니 (속편에 대한) 자부심 이런 건 없고 '이것만 하고 죽을 건 아니니까'라는 생각으로 잘 안돼도 받아들일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2편에서의 주상숙은 행정가로 그려졌다. 우연한 기회로 강원도지사가 된 주상숙은 점차 풍성해지는 헤어스타일만큼이나 연임을 향한 욕망이 가득한 인물이었다.

라미란은 이번 주상숙에 대해 "1편보다 조금 더 재미적인 요소를 위해 부풀려진 느낌도 있다"며 "그래서 조금 걱정도 했다. 너무 무리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오버가 아니라 주상숙이란 사람이 너무 신이 나서 비약적인 행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정직한 후보2' 만의 코미디도 언급했다. 라미란은 "1편 때도 현실이 반영된 코미디였지만, 이번엔 더 하다. 내수용인가 싶었다"고 웃었다. 이어 "이번에도 감독님이 많이 조사를 하고, 정치인을 만나고 했다더라. 1편 때도 여러 정치인이 믹스가 됐는데, 2편에서는 여러 가지 정치, 환경 이슈가 잘 어우러져 더 공감이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직한 후보' 시리즈는 현실 이슈를 반영한 탓에 풍자 코미디물로도 평가받았다. 연기하는데 고민은 없었냐는 질문을 받자 라미란은 "저는 가볍게 생각했다. 제가 무거워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많은 신경을 쓸수록 작품과는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저로썬 가벼운 도구나 수단으로 쓰는 거다. 주제는 무겁지만 가볍게 접근했다"고 전했다.

또한 "주제는 분명 무겁다. 그것을 비틀고 또 비틀어서 가볍게 만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거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에도 라미란은 배우 김무열, 윤경호와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배우 박진주, 윤두준, 유준상, 서현우가 새롭게 합류해 현장 분위기는 즐거웠다고 한다.

특히 '진실의 주둥이'로서 코미디 연기를 펼친 김무열에 대해 "든든했다. 혼자 2편을 찍었으면 힘들었을 텐데 힘이 돼 줬다"고 고마워했다.

극 중 주상숙의 시누이 봉만순을 연기한 박진주에 대해선 "미워할 수 없더라. 봉만순이란 인물은 그냥 뇌가 순수할 뿐이지 악의는 없다. 못된 시누이는 뻔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졌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역을 맡은 유준상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라미란은 "주상숙이 연임을 그냥 하게 될 수 있게 되자, 대통령실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즉흥적으로 춘 춤이다. 전 실제로 춤을 전혀 안 춘다. 평소에는 숨만 쉬고, 누워만 있고 운동도 안 한다"며 "해당 장면은 주상숙이 연임을 그냥 할 수 있게 될 생각에 너무 신나 하는 장면이다. 너무 신나 유준상의 손을 잡고 춤을 추려고 하는데, 계속 도망가더라. 그러면서도 (유준상이) 저의 행동을 받아주려고 했다"고 웃었다.

즐거웠던 현장이었으나, '웃음'에 자신하지 않았다고 한다. 라미란은 "배우들과 현장에서 많이 웃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장에서 재밌고 배우들끼리 재밌는 건 거기서 끝나는 것으로 많다. 관객들이 재밌어야 한다. 우리가 좀 더 예견하고 만들어놓은 곳에서는 웃음이 안 터지고, 의외에 곳에서 터진 적이 많다. 코미디는 늘 그랬던 것 같다. 우리끼리 재밌고, 좋아하는 것은 경계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내과 박원장', 영화 '정직한 후보' 시리즈 등을 통해 특히나 코미디 연기에 강점을 보인 라미란이다. 때문에 '라미란표 코미디'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생겨났을 정도. 이를 들은 라미란은 "부담스럽다"며 얼굴을 가리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코미디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건 사실이다. 그중에 많이 거르고 있다. 저는 재밌는 사람이 아니다. 작품이 재밌으면 제가 연기를 열심히 해도 재밌어지는 거지, 제가 뭔가를 해서 재밌는 건 아니다. 주상숙도 이런 상황에 놓여서 재밌어지는 거다. 저 아닌, 다른 누가 연기를 해도 재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미란은 "애드리브도 대본에 추상적으로 쓰여있는 경우에 그냥 행위를 하는 정도다. 일단은 대본의 토씨 하나 충실히 한다. 느낌표, 물음표 등에서 하나씩 늬앙스를 찾아간다. 재화 시키는 걸을 좋아하진 않는다.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고 하는데, 제 말투와 뉘앙스가 어쩔 수 없이 묻어 나오더라"고 전했다.

관련해 고민이 있다는 라미란은 "대중이 질려할 까봐 걱정이다. '코미디의 여왕'이란 수식어도 부담스럽다. 마음은 언제나 백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지만, 지금은 색깔들이 입혀지니까 돌아갈 수는 없지 않냐. 자기를 대표하는 작품이 있는 건은 좋은 것이지만, 너무 잠식해버리면 좋지 않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라미란의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이 많은 상황. 이에 라미란은 "그냥 작품 속 어떤 한 지점에서 재밌었던 부분을 많이들 기억해주는 것 같다. 사실 돌이켜보면 그렇게 코미디가 많지도 않았다. '라미란표' 이런 건 너무 부담스럽다. 저 이제 다른 것도 해야 한다"고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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