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월드컵에서 서프라이즈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손흥민이 다가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9월 A매치 기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해외파와 국내파를 모두 소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벤투호는 앞으로 한 차례 더 소집해 국내에서 출정식 겸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지만, 그때는 A매치 소집 기간이 아니라 해외파들이 합류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번 카메룬전이 해외파들에게는 출정식과 다름 없었다.

홈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펼친 벤투호는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며 기분 좋은 승리로 카메룬전을 마무리 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35분 중원에서 왼쪽 측면에 있는 황희찬에게 롱패스를 연결한 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김진수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튕겨나온 공을 손흥민이 재차 헤더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 됐다. 또한 손흥민은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 프리킥 골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강팀을 상대로 홈에서 하는 출정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겨서)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골 장면에 대해서는 "김진수와 황희찬이 잘 만들어줬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나한테 순간적으로 공이 왔는데 그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한 것이 골로 연결된 것 같다. 앞에 수비수가 있어서 수비수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9월 A매치 2연전에 모두 결장한 이강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한동안 벤투호와 멀어져 있던 이강인은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벤투호에 1년 6개월 만에 재승선했지만, 정작 2연전에서는 1초도 뛰지 못했다. 이날 경기 도중 팬들이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어떤 말로 위로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강인이가 정말 좋은 선수고 리그에서도 잘하고 있지만, 강인이만을 위한 팀이 되면 안된다"면서 "많은 팬분들이 강인이를 보고 싶었을테지만, 감독님도 생각이 있으실 거고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강인이만 경기에 뛰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고 경기를 뛰고 싶어서 대표팀에 왔지만 그러지 못해 실망했을 것"이라면서 "너무 강인이에게 집중이 되면 상처가 될 수 있다. 나도 경험을 해봤다. 우리가 강인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월드컵 출사표도 전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은 축구의 축제이다. 우리는 약팀이고 언더독이지만, 축구가 아름다운 이유는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이겼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변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더 많은 준비와 분석을 해서 서프라이즈한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도 고치고 노력하겠다"면서 "지금처럼 응원을 해주신다면 국민들이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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