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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의 '인생은 아름다워' [인터뷰]
작성 : 2022년 09월 27일(화) 11:58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류승룡의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일까.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또 한 번 배움의 페이지를 새긴 류승룡이다.

지난 2020년 제작보고회로 인사했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제작 더 램프)가 드디어 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났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오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강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류승룡은 제작 보고회 이후 2년 만에 개봉하는 소감에 대해 "너무 좋다. 설렌다. 언제 개봉하나 막연하게 11월쯤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 더 빨리 뵙게 돼서 너무 좋다. 지금 계절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장르를 앞세웠다. 주연을 맡은 류승룡, 염정아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 역시 주크박스 넘버를 소화해야 했다.

첫 도전하는 장르인 만큼 우려도 컸을 법 하지만, 류승룡은 "만약 클래식한 뮤지컬이었으면 제가 고사했을 거다. 만약 액자 영화처럼 극 안에서 다수의 노래를 불렀다면 그것도 좀 그랬을 것 같다"며 "근데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에 솔깃했다. 워낙 그때 그 시절 노래를 많이 불렀고, 그 당시 노래들이 시 같은 가사들이 많았다. 대사가 가사로 치환되는 게 좋았다. 작가님이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노래들을 배치했다"고 감탄했다.

특히 '인생은 아름다워'는 개봉을 향한 오랜 기다림을 비롯해 준비 과정 역시 '역대급'이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온 류승룡 역시 "가장 오랜 시간 준비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사소한 준비부터 후반 작업까지 품이 3배 정도 든 것 같다"며 "작품 계약을 하기 전부터 노래 연습을 하자고 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두 시간씩 1년 정도 했다"고 회상했다.

작품 촬영 후 후시녹음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류승룡은 "녹음할 때 한 음을 잡는데 너무 힘들었다. 다 좋아하는 노래였지만 힘들긴 했다"며 "최백호 선생님의 '부산에 가면'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맨 처음엔 잘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호흡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노래와 동시에 안무도 직접 소화해야 했다. 류승룡은 "안무도 정말 열심히 했다. 근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보니 안무만 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율동처럼, 군무처럼 직관적인 느낌으로 많이 했다"며 "역시나 앙상블이 함께 했을 때 효과가 큰 것 같다. 연습실을 빌려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런 류승룡에게 용기가 된 건 부부로 호흡을 맞춘 세연 역의 염정아였다. 류승룡은 "의외로 둘이 듀엣을 하는 장면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주고받을 때 염정아가 너무 편안하게 해 줬다"며 "여성 보컬 노래들이 없어서 그 키로 부르는 게 어려웠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편안하게 잘하더라. 깜짝 놀랐다"고 극찬했다.

또한 류승룡은 직접 20대 시절까지 연기하는 열정을 뽐냈다. 그러나 해당 장면이 언급되자 류승룡은 "젊은 시절이 더 나이 들어 보이더라"며 "훈련병 장면에선 연대장 같았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분장팀과 의상팀이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음악이나 의상, 색감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며 "CG나 다른 배우 없이 제 모습 그대로 재미를 선택했다. 어차피 음악으로 들어가는 순간 판타지라서 그런 걸 감안하고 보시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룡이 연기한 강진봉은 전형적인 중년 남편이자 아버지의 모습이다. 가장으로서 집안의 경제적 책임을 짊어지지만, 아내에겐 한없이 무뚝뚝하고 무심하다.

이에 대해 류승룡 역시 "강진봉이 전반부엔 괴팍하게 그려진다. 영화에선 빌런인 셈이다. 작품에서 과거로 돌아가면서 강진봉의 현재 행동들을 상쇄시키는 작업들이 없었다면 끝까지 화가 났을 거다. 그 부분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류승룡은 "원래 시나리오엔 (강진봉의 만행이) 더 많았다. 많이 조율을 했고, 영화에서 갈등 요소가 필요하다 보니 옆에 있는 자녀들이나 남편들이 그런 기능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그런 것들을 상쇄시키는 모습들을 계속 전면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강진봉을 향한 관객들의 노여움(?)을 덜게 하는 것이 노래와 춤 이상으로 류승룡에게 가장 큰 미션이었다. 그는 "사실 강진봉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 요즘 그런 남편은 없고 우리 윗세대 모습인데, 남자들은 보면서 '난 저 정도는 아닌데' 위안을 얻고, 후반부에 가선 '나도 저럴 수 있을까' 생각하시길 바란다"며 "연기하면서 전반부에 톤 조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중간중간 뭔가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근데 제가 봐도 얄밉긴 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류승룡은 앞서 진행된 시사회에서 강진봉을 향한 관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미워하지 마세요"라고 애교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류승룡은 "얄미워하고, 쌍욕을 하셨다고 하지만 그게 사실 어떤 의도다. 당연히 그러면 안된다. 근데 결국엔 끝나고 나서 관객분들도 '나한테도 저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라고 자기한테 이입하시지 않을까"라며 "그러면서 동시에 옆이 있는 사람한테 잘하고, 현실을 행복하게 잘 살자고,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엄마한테, 아내한테 전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막연히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룡은 '인생은 아름다워' 속 주인공들이 각자의 삶을 돌아본 것처럼, 자신의 인생 속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떠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이 달라졌다. 배움도 많았다. 우리나라는 죽음을 금기하고, 외면하지 않냐. 아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하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아내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덜컥 겁이 났다"며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아내의 있는 모습 그대로, 그 자체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런 배움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류승룡은 "저는 요즘 제 인생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큰 아들이나 가족들과 여행을 많이 가는데 요즘 여행이 레코드판 뛰듯이 기억에 남는다"며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슬쩍슬쩍 몰래 손을 잡았다. 인생에 있어 이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 같았다. 근데 아들이 수능 끝나자마자 결과 발표 나오기 전에 또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끝으로 류승룡은 "'인생은 아름다워' 속 전면에 배치된 모습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며 "이 작품을 통해 그런 것들을 환기시키고, 자신에겐 그런 모습이 없나 자기반성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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