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늑대사냥', 청불 그 이상 피의 축제 [무비뷰]
작성 : 2022년 09월 21일(수) 00:00

늑대사냥 리뷰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잔혹함에 충실하다. 연이어 액션이 터지지만 통쾌한 '사이다' 액션을 기대해선 안된다. 당위성 없는 폭력으로 핏빛이 된 스크린은 어딘가 비린내가 느껴지는 듯하다.

21일 영화 '늑대사냥'(감독 김홍선·제작 콘텐츠지)이 개봉했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이다.

영화는 한국으로 이송되는 종두(서인국), 도일(장동윤) 등 강간, 특수폭행, 살인을 저지른 다수의 흉악범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특히 종두는 등장부터 경찰 석우(박호산)를 도발하며 한껏 여유를 뽐낸다.

석우는 종두의 모습을 어리석은 치기로 여기지만, 그에겐 믿는 구석이 따로 있었다. 이미 이들이 이송되는 프론티어 타이탄 호에는 종두가 이끄는 무리들이 직원으로 잠입해 탑승해 있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들답게 경찰을 비롯한 선원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가볍게 프론티어 타이탄 호의 주도권을 잡는다. 그러나 이들이 있는 곳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망망대해 위다.

경찰과 범죄자들의 대립, 여기에 극한으로 치닿는 배 안의 모습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한국에 도착해 죗값을 치를 수 있을까.

늑대사냥 리뷰 / 사진=영화 스틸컷


'늑대사냥'은 당초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이라는 장르를 앞세웠다. 액션의, 액션에 의한, 액션을 위한 장르인 셈이다.

장르에 걸맞게 '늑대사냥'은 러닝타임 121분 중 약 90분에 가까운 분량이 배 안에서 벌어지는 난투극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는 정제된 화려한 액션신이 아닌, 인간의 본성보다 더 날 것의 무언가에 가깝다.

이로 인해 '늑대사냥'의 장르는 액션 보단 고어물에 한층 가까워진다. 서로를 때리고, 공격하는 것이 아닌 그저 무참히 으깨고 도륙낸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통쾌한 사이다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올 터다.

애초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설정했으나 그 수위조차 아슬아슬할 정도로 잔혹하다. 범죄자와 경찰의 대립이라는 설정을 넘어선 각 인물들이 주고받는 폭력은 인간에겐 존재해선 안되는 본성과 같다.

그러나 이 덕분에 각 캐릭터들이 가진 설정이 톡톡히 살아난다. 특히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 박종두 역의 서인국이 그러하다. 콤플렉스였던 삼백안을 한껏 살려냈다는 서인국은 그야말로 '눈이 돌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범죄자들과 경찰의 대립은 중반부를 넘어서며 급 변주를 맞이한다. 초반부 장르가 액션이었다면, 중반부와 후반부는 판타지와 SF로 변한다. 진부한 클리셰를 깨는 데 성공했으나 탄탄한 개연성을 부여하기엔 부족했다. 다소 뜬금없는 설정들과 캐릭터 간 어긋난 힘의 균형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변주와 함께 속편에 대한 궁금증이 떠오르게 만든다.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김홍선 감독이 프리퀄과 시퀄을 언급한 만큼 '늑대사냥'에서 풀어지지 않은 캐릭터들의 전사가 담긴 프리퀄에 이목이 모인다.

다만 프리퀄이 탄생하기 위해선 지금의 '늑대사냥'이 관객들의 마음을 매료시켜야 한다. 이미 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유수의 해외 시상식에서 러브콜을 받은 이들이 국내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