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그땐 그랬지"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각자의 인생 속 아름다운 페이지를 펼칠 수 있는 '인생은 아름다워'다.
13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연출 최국희·제작 더 램프)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돼 배우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최국희 감독이 참석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오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강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극 사이사이 노래와 춤을 넣어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를 앞세웠다.
최국희 감독은 "노래 후보들은 많았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보니 선택할 수 있는 음악, 시대도 다양했다"며 "3, 40곡에서 추렸다. 추리는 기준은 작가님, PD님, 제작사 대표님, 여러 음악 감독님들과 함께 이야기에 가장 어울리고, 새로운 뮤지컬 장르를 만들 수 있는 곡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감독은 "뮤지컬 장르가 연기도 중요하고, 노래와 춤도 돼야 하다. 근데 출연자분들이 1년 넘게 정말 노력을 많이 하셨다. 안무도 반년 넘게 준비하셨다.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와 함께 최국희 감독은 "저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면, 노래와 춤도 잘할 거라 생각한다"고 출연 배우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전 세대 취향저격, 추억의 메들리
'인생은 아름다워'는 과거 히트곡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노래가 등장한다. 특히 7080의 향수를 자극하는 곡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한다.
류승룡은 "평소에 좋아하던 노래가 나와서 좋았다.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노래가 제 인생과 연기, 영화랑도 맞닿아 있다"며 "따라 부르는 거랑, 들려주는 노래는 조금 다르더라. 모든 노래들이 저에게 쉽진 않았다. 그중에서도 '부산에 가면'이 최백호 선생님 노래인데 그렇게 부르기 어려운 줄 몰랐다. 너무 훌륭한 대중가요들이 많았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염정아는 "모든 노래가 어려웠다. 영화 후반부에 불렀던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가 감정적으로 가장 와닿았다"며 "가장 어려웠던 곡은 '잠도 오지 않는 밤'이었다. 음이 높더라. 저희 영화에 여성 보컬 노래가 없어서 만약 여성 곡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오세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박세완은 "저는 한 곡만 불러서 선택지가 없었지만, 영화 속에서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노래가 제일 좋았다. 이번 영화로 처음 알았다"며 "들으면 뭉클해져서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박세완은 첫사랑 박정우 역의 옹성우를 언급하며 "제가 만약 노래를 잘한다면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이렇게 참여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다. 제가 '땐뽀걸즈'라는 춤 드라마 하면서 그 사이에서 나름 에이스라고 생각했는데 옹성우를 만나고 그게 큰 오산이라는 걸 알았다. 저 때문에 NG가 많이 난 것 같아서 미안한 기억이 크다"고 웃음을 보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머신
'인생은 아름다워'는 현재 시점의 오세연(염정아)와 과거 시점의 오세연(박세연)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인공의 이야기와 동시에 시대상이 비쳐지며 추억이 몽글하게 피어난다.
오세연의 현재 시점을 연기한 염정아는 "박세완에게 너무 고맙다고 하고 싶다. 제 분량을 먼저 찍기 시작했다. 이후 박세완이 찍은 분량을 봤는데 저랑 너무 비슷하게 연기해주더라. 제가 도와준 건 없지만 제 어린 시절을 너무 비슷하게 잘해줘서 고맙다"고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박세완은 "저는 촬영장에서 선배님을 닮았다는 말을 들으면 괜히 자신감이 장착돼서 연기할 수 있었다"며 "선배님 웃는 모습을 많이 찾아봤다. 제가 억지로 만들기보다 많이 접하고 보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닮아가고 싶었다"고 답했다.
또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옹성우의 캐스팅 소식 당시 일각에선 류승룡이 맡은 강진봉의 청춘 시절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다만 류승룡은 아역 없이 본인이 20대 시절부터 현재 시점을 연기했다.
이에 대해 류승룡은 "옹성우가 저의 어렸을 때 역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전혀 아니다. 다행"이라며 "저는 착시 효과를 노렸다. 제 또래들, 많은 분들이 '우리 때는 나도 저랬지' 이런 공감을 얻어내는 기분 좋은 약속으로 연기했다. 면도를 한다던가, 가발을 쓴다던가, 톤을 올리고 대사를 빨리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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