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당구장 사장님' 이영천(48)이 프로당구(PBA) 시즌 세 번째 '퍼펙트큐'를 쐈다.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PBA 32강전서 이영천은 조건휘(SK렌터카)를 상대로 3세트 1이닝 첫 공격 기회를 15득점으로 연결, '퍼펙트큐'에 성공했다.
이로써 이영천은 이번 대회 첫 번째이자 22-23시즌 PBA투어 세 번째 퍼펙트큐 주인공이 됐다. PBA 통산으로는 15번째다. 또 이영천은 대회 특별상인 'TS샴푸 퍼펙트큐' 상금 1000만 원을 받게 됐다.
'TS샴푸 퍼펙트큐' 상은 매 대회 가장 처음으로 세트제 경기에서 상대 점수와 이닝과 관계없이 한 큐에 세트의 모든 득점인 15점(LPBA는 11점, 마지막 세트도 포함)을 뽑아낸 첫 선수에게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하는 특별상이다.
이영천의 '퍼펙트큐'는 세트스코어 1-1로 팽팽하던 경기 3세트에 터졌다. 초구 조건휘의 공격 실패를 이어받은 이영천은 뒤돌리기와 옆돌리기 등 비교적 무난한 배치를 침착하게 풀어냈고, 포지션 플레이를 곁들여 득점을 쌓아갔다. 9-0 리드 상황에서 맞이한 난구에서는 '행운의 뱅크샷'까지 따라주며 결국 15득점을 완성, '퍼펙트큐'를 성공했다.
이후 이영천은 한 세트를 내주는 등 풀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3-2(14-15 15-12 15-0 7-15 11-9)로 승리,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직후 이영천은 "어제 지인에게 '나 퍼펙트큐 한번 하고 올게'라는 농담을 했는데, 현실로 이루어져 너무 놀랍고 기쁘다. 무엇보다 경기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PBA 1부투어 16강에 진출했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답했다.
상금에 대해서는 "당구장 운영으로 항상 바쁘다보니 가족들과 시간을 잘 보내지 못했다. 이번 '퍼펙트큐' 달성과 좋은 성적으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 상금은 가족들을 위해서 쓰고, 제가 운영중인 당구장의 장비 교체를 하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선수생활까지 포함해 10여 년 간 선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영천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당구장 사장님'이다. 지난 시즌까지 드림투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1부투어 선발전인 'PBA 큐스쿨'을 통과하며 처음으로 1부투어 무대를 밟았다.
오랜 구력으로 쌓인 내공도 상당하다. 1부투어 데뷔전이었던 지난 6월 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첫 경기서 '스페인 강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만나 0-3 완패를 당했지만, 2차투어에서는 다시 첫 판에서 만난 마르티네스를 3-1로 꺾고 64강에 진출한 바 있다.
16강 진출로 본인의 최고 성적을 새로 쓴 이영천은 16강에서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두려운 기색은 없었다.
"(쿠드롱은)내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상대가 아닐까 싶다. 내 당구인생 최고의 경험이 될 거다. 이왕 하는 거 호기롭게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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