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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정재희, 8월 K리그1 기대득점 1위
작성 : 2022년 09월 08일(목) 15:42

포항 정재희(가운데)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8월 한 달간 K리그1에서 득점이 기대되는 장면을 제일 많이 만들어낸 선수는 정재희(포항 스틸러스)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8일 2022시즌 8월 K리그1 선수별 기대득점(xG)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정재희는 2.43으로 xG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오현규(수원삼성, 2.09), 바코(울산현대, 1.93), 조영욱(FC서울, 1.74), 전진우(수원삼성, 1.74)가 그 뒤를 이었다.

기대득점은 슈팅 기회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뜻한다. 슈팅 1개의 기대 득점 값은 0-1이다. 일정 기간 또는 특정 경기에서 기록한 기대득점 합계가 높을수록 득점이 기대되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기대득점 수치는 슈팅 지점 좌표, 골문과 거리, 골문에 대한 각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산출한다. K리그 공식 부가 데이터 생산업체 비프로일레븐이 보유한 10만회 이상의 슈팅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개별 슈팅 찬스의 기대 득점 값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기대득점 TOP 5에 포함된 오현규와 전진우의 팀 수원삼성은 팀별 기대득점 기록에서 7.88로 최고 자리에 올랐다. 포항(7.08), 제주 유나이티드(6.82), 울산(6.55), 인천 유나이티드(6.48)가 그 뒤를 이었다.

K리그2에서는 충남아산FC의 무승 탈출을 이끈 공격수 유강현이 활약이 눈에 띄었다. 유강현은 6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15회 슈팅 시도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기대득점값은 무려 4.64였다. 윌리안(대전하나시티즌, 2.24), 김경준(안산 그리너스FC, 1.93), 이시헌(부천FC, 1.87), 카이저(대전, 1.60)가 함께 기대득점 TOP 5에 들었다.

▲ xG 순위 분석, 소리 없이 강한 습격자, 정재희

포항은 역습에 능한 팀이다.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측면 돌파와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플레이가 위력적이다. 역습에 특화한 공격 자원들이 많다. 김승대, 임상협, 완델손, 정재희, 이광혁 등이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포지션 파괴나 스위칭 플레이가 자유롭다. 윙포워드와 풀백의 역할을 모두 해내거나(완델손) 측면과 중앙을 오가거나(이광혁, 정재희) 왼쪽과 오른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정재희, 김승대) 식이다. 2선에서 끊임없이 골문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은 상대에 혼란을 안긴다.

다채로운 능력을 갖춘 2선 자원들 중 8월에 제일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인 선수는 정재희였다. 정재희는 8월 기대득점에서 2.43을 기록했다. 포항 뿐 아니라 K리그1 통틀어 최고 수치다. 10차례 슈팅을 시도해 1득점에 성공했다. 슈팅 기록과 득점 기록에서 수원삼성의 오현규(슈팅 14, 득점 4)나 울산의 바코(슈팅 16, 득점 3)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도 1위에 올랐다. 그만큼 골에 근접한 기회를 만들어낸 완성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23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전북현대를 상대로 득점한 장면이 상징적이다. 후반 4분 고영준과 허용준에게 분산된 전북 수비의 틈을 파고 들었다. 정재희는 노마크 상태로 슈팅을 시도해 골을 넣었다. 24라운드 인천전, 28라운드 제주전에서도 쇄도와 침투에 이은 기습적인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기대득점 순위 1위에 오른 배경이다.

팀별 기대득점 수치에서는 수원삼성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기대득점값 7.88로 1위에 올랐다. 7월 11위였던 수치(xG 5.12)와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적극적인 공세에 득점력도 살아났다. 8월에만 69개의 슈팅을 기록하고 12골을 넣었다. 동기간 K리그1 최다 기록이다. 실제 순위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7월 강등권까지 추락했던 성적은 8월 9위로 올라섰다. 시즌 막판까지 화력을 유지한다면 대반전도 기대할 수 있다.

▲ 득점/xG 순위 분석, 이적생 효과 입증한 에르난데스

기대득점 대비 실제 득점에서 돋보이는 선수는 에르난데스(인천)다. 기대득점값은 1.26인데 실제로는 3골을 터뜨렸다. 기대득점 대비 실제 득점 수치는 2.38이다. 기대득점 TOP 20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인천에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무고사의 공백을 착실히 메운 선수였다. 8월에만 5경기에 출전해 17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 선수였다.

팀별로는 수원FC의 꾸준함이 두드러졌다. 8월 기대득점 총합은 5.30이지만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실제로는 9골을 기록했다. ‘득점/xG’ 수치는 1.70으로 K리그1에서 가장 높았다. 다양한 득점원을 확보한 팀답게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는 의미다. 팀 전체적으로 골문 앞에서의 집중력이 좋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90분당 xG 순위 분석, 주민규, 출전 시간 짧아도 강렬한 존재감

존재감이 곧 무기인 선수가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는 주민규(제주)가 그런 선수다. 주민규는 8월 5경기에서 141분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플레잉 시간은 채 30분도 되지 않았다.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득점 가능성이 높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9차례 슈팅을 시도해 2골을 완성했다. 90분 간 뛴 선수와 동일한 조건을 산출한 90분당 기대득점값에서 0.80을 기록했다. 기대득점 TOP20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 어려운 골을 성공시킨 선수는 누구?

8월에 가장 넣기 어려운 골을 성공시킨 선수는 갈레고(강원FC)였다. 24라운드 순연경기에서 대구FC를 상대로 '원더골'을 터뜨렸다. 후반 39분 양현준을 대신해 교체 출전한 갈레고는 2분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왼발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골대와의 거리와 각도, 상대 수비 숫자 등을 고려할 때 좀처럼 득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무회전으로 뻗어 나간 볼은 세차게 골망을 흔들었다. 해당 슈팅의 기대득점값은 0.020이었다.

갈레고 다음으로 어려운 골을 성공시킨 선수는 김현(수원FC)이었다. 수원 더비로 치러진 27라운드 경기에서 승부를 가르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후반 2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감아차기로 팀에 세 번째 골을 안겼다. 박스 왼쪽에서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가는 볼의 궤적, 상대 수비 숫자와 위치 등을 고려할 때 득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기대득점값은 0.021이었다. 역시 수원 더비에서 나온 정재용(수원FC)의 골도 의외성으로 빛났다. 후반 3분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때렸다. 해당 슈팅 기대득점값은 0.028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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