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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가족' 문진승, 후회 없는 확신 [인터뷰]
작성 : 2022년 09월 07일(수) 19:43

문진승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안정적인 길을 뒤로하고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주저하는 순간도 왔을 터다. 하지만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그 길은 확신이 된다. 단 한순간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었다는 배우 문진승의 이야기다.

문진승은 IT 기업에 다니다가 31살이란 다소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 독일 유학 중 우연히 단편영화 '선샤인 문'에 출연한 뒤 배우로 전향했다고. 그는 6년의 무명 생활을 거쳐 2021년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글로벌 OTT 데뷔작 '모범가족'을 만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극본 이재곤·연출 김진우)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정우)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문진승은 극 중 마약조직 2인자 광철(박희순)의 부하 오중배 역을 연기했다.

문진승은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디션을 봤다. 전날 연락을 받고, 다음날 대본을 받고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좋게 봐줬다"며 "일정하게 말했던 대사 톤이 오중배 역할에 맞지 않았나 싶다. 또 감독님이 외모적으로 '모래시계'의 이정재 배우와 같은 느낌을 찾고 있었다는데, 제가 하게 됐다"고 멋쩍어했다.

극 중 오중배는 마약조직 2인자 광철의 충실한 부하다. 우직한 인물로 광철의 말이라면 어떤 뒷처리라도 깔끔하게 해결하는 인물이었다.

문진승은 "대본을 처음 보고, 오중배는 광철의 오른팔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의리 있고, 우직하며 광철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먼저 마약 조직원으로서 광철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다.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보려고 했다. (오)중배에게 광철은 나름의 가족이었다. 스스로 이러한 서사를 쌓아갔다"고 설명했다.

외적인 면에도 최대한 변화를 줬다고 한다. 그는 "전작에서 머리를 짧게 잘랐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다만, 중배가 가지고 있는 우직한 느낌을 보여주고자 머리를 최대한 단정하게 하고, 화려한 정장보단 어둡고 무늬가 많지 않은 정장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상의 탈의하는 장면도 있었기 때문에, 몸도 만들었다. 벌크업으로 체격을 키우는 것보다 날렵하고 다부져 보이고자 했다. 3개월 정도 집중해서 식단을 조절했다. 문진승이라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중배라는 인물이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전했다.

극 중 마약 조직원답게 맨몸 액션신도 소화한 문진승은 "모텔 복도에서 싸우는 장면이 있다. 해당 장면을 촬영하기 1주일 전에 액션 감독님을 만나 합을 맞췄다. 단 하루, 한 시간 동안 배웠다. 그 모습을 녹화해 보고 또 보며 계속 연습했다. 촬영에 들어가서는 상대 액션 배우가 호흡을 잘 맞춰주고 알려줘 무사히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문진승 /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렇게 '악역' 중배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간 그다.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었냐는 질문을 받자 "마약 조직원이지만, 캐릭터를 만들 때는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사람에 대한 공감은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진승은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믿는 건 당연하다. 광철이란 사람은 적어도 행동과 말이 일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도 위선을 싫어하고, 행동이 똑바른 사람을 좋아한다. 거기에 광철 역을 연기한 박희순 선배의 평소 모습이 편안하고 좋아서 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고 덧붙였다.

박희순뿐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춘 정우, 김성오에게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문진승은 박희순에 대해 "현장에서 주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때문에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또 박희순은 대선배이기 때문에 호흡을 받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정우 선배도 편하게 대해 주셨다. 제가 초반에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준비하려는 걸 다 보여주려는 욕심이 많았다. 이를 정우 선배가 많이 풀어줬다"며 "김성오 선배도 저를 후배라기보다는 상대 역으로서 합을 맞춰줬다. 벽이 없고, 겉치레가 없는 사람, 허물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문진승 / 사진=넷플릭스 제공


'모범가족'은 공개 후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 탑 10 시리즈 1위를 찍기도 했다. 현재는 9~10위권이다. 이에 문진승은 "많은 관심을 받아 정말 감사했다. 워낙 배우, 스태프, 감독님과 함께 고생을 많이 했던 터라 조금 더 1위에 머물러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1위를 한 번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변의 달라진 반응도 실감했다고 한다. 문진승은 "SNS에 작품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 수가 전보다 많아졌다. 팔로워 수도 약 천 명 정도 늘었다. 가족들도 너무 좋아했다"며 '이제 배우로서 시작이고 갈 길이 많이 남아있지만, 더 잘하고 열심히 할 생각을 가지게 된다. 뜻깊고 좋은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고,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문진승 / 사진=넷플릭스 제공


뒤늦게 배우로 전향해 벌써 약 7년째 연기 내공을 쌓고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도 직업을 바꾼 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단다. 문진승은 "경영, 무역, 컴퓨터 쪽도 공부해봤다. 하지만 저한테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드는 게 배우라는 직업이더라. 다른 걸 많이 해봤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앞으로 계속 연기만 할 것 같다"고 확신했다.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과 캐릭터에 질문하자 눈을 반짝이던 문진승이다. 그는 "앞으로 인간적이고, 평소 제 모습과 어울리는 역할하고 싶다. 제가 평소에는 허당이다. 잘 웃기도 하고, 장난스러운 면도 있다. 4차원적인 면도 있다. 중배와 전혀 다른 여러 가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연기에 답을 찾은 만큼 부단히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고. "마음의 지표를 만들고 있다. 대사를 할 때 얼마나 진심으로 하는지 마음으로 느끼려고 한다. 객관적이진 않지만 스스로 느낀 것을 믿고, 저를 돌아보려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털어놨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연구한다는 문진승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배우로서의 가치관에도 묻어났다. "현장에서 좋은 영향, 좋은 태도를 갖고, 연기로서도 온전히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롤모델이다. 대중에게 좋은 사람이자 자주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 되게 잘한다'는 얘기보다는 '저 사람 또 보고 싶다. 인간적이다. 악역을 해도 매력적'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연기를 보고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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