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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이 다시 노래하는 이유 [종합]
작성 : 2022년 09월 07일(수) 16:05

임재범 /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임재범이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노래를 부른다.

7일 서울시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임재범의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의 3막 '기억을 정리하며...'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임재범은 "3막에 세 곡이 있다. 각 1막마다 세 곡씩 있는데 '아버지 사진', '너란 사람', '내가 견뎌온 날들'이 있다. 그 중에 아무래도 3막이 가족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우선시 됐던 것 같다. 그래서 타이틀로 정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사진'은 상처와 갈등의 시간만을 보내며 미워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자식의 복잡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매드 소울 차일드(Mad Soul Child)의 이상열 작곡가를 필두로 류영민 작곡가와 채정은 작사가가 의기투합해 '아버지 사진'을 작업했고, 임재범은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음악 속에 녹여내 애절한 곡을 탄생시켰다.

임재범은 "이번 앨범에 제가 오래전부터 같이 했던 채정은 작사가가 있다. 저와 제 사생활을 알지 못하는데도 '어쩌면 점쟁이일까' 할 정도로 저에 대해서 파악을 했는지,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현 상황도 너무 잘 가사로 써내주셨다"며 "제 가이드를 보내드리면 가이드를 듣고 느낌을 받고 저에 대해서 연상을 하고 가사를 쓰시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너란 사람'은 임재범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하고 애틋한 사람, 딸에 대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입재범은 "한편으로는 제 딸에 대한 얘기일 수도 있고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곡이다. 팬분들이 있어서 제가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 내용을 담은 노래"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팬분들이 제 노래를 기대해주고 기다려줬다면 이제는 제가 팬분들에게 기대는 것 같다. 여러분들이 계셔서 제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고백하는 노래"라고 덧붙였다.

'내가 견뎌온 날들'은 누구나 겪는 이별 후 여러가지 생각과 마음을 담은 노래로, 임재범과 윤상이 공동 작곡했다. 윤상이 도입부를, 임재범이 후반부 멜로디를 만들었다. 임재범은 "저뿐만 아니라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 사랑하는 사람들, 언젠가는 또 만나게 될 거다. 저세상에서라도 만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담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임재범 / 사진=권광일 기자


임재범이 7년의 공백기를 깨고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한 '세븐 콤마'는 프롤로그곡 '위로'와 1막 '집을 나서며...', 2막 '빛을 따라서...', 3막 '기억을 정리하며...', 그리고 에필로그곡 '홀로 핀 아이'와 보너스 트랙 '우주의 전설 (Acoustic.Ver)', 'Another Life (메모리즈...속으로.Ver)'까지 총 13곡으로 지어진 뮤지컬과도 같은 앨범이다. 각 막에는 세월만큼 깊어진 임재범의 감성을 여러 각도의 다양한 음악적 표현법으로 담아냈다.

7년의 공백을 표현하는 중의적 의미의 '세븐'과 이제 쉼을 멈추고 비로소 숨을 쉬며 전진하겠다는 ',(콤마)', 즉 숨표가 더해진 '세븐 콤마'로 돌아온 임재범은 3개월에 걸쳐 팬들에게 진심이 담긴 곡을 선물했다.

공백기에 대해 "7년 동안 견디기 힘들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임재범은 "'세븐 콤마'라는 것이 제가 지금까지 쉼표에 대한 표시였다. 7년의 공백에 대한 표시였다"고 밝혔다.

복귀를 결심한 계기도 전했다. 그는 "저희 블루씨드컴퍼니 식구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저에게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줬고 회사에서도 일을 진행해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저한테 시간을 내줬다. 다시 노래할 수 있게끔 마음에 힘을 넣어주고 용기를 많이 불어넣어줬다. 또 팬분들 글들을 사실 잘 안 봤다. 어느날 보니 끊임없이 글을 계속 써주시더라. 아무런 활동도 없는데 그러긴 힘들지 않나. 떠나가기 마련이고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 기다려주지 않을 줄 알았는데 끝까지 기다려주시더라. 머물러 있고 지나가기에는 팬분들한테 다시 선물을 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어서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처럼 힘든 시간을 견뎌오신 분들에게 감히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 노래 중에 '이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노래가 있다. 그 모든 것들은 그 순간이 너무 고통스럽더라도 그 순간은 지나갈 거고 보상이 없다 하더라도 감사함으로 맞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싶다"고 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도 컸다고. 그는 "녹음하는 게 즐거웠는데 이번에 녹음하면서는 '내가 이 노래를 잘해낼 수 있을까. 이런 감성을 낼 수 있을까' 두려움을 가지고 가는 게 힘들었다.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스태프들한테 감사하다.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돼 갈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딸의 반응도 공개했다. 그는 "제가 딸래미한테는 친구처럼 대하는 편이라 이전 집사람 살아있을 때처럼 친구처럼 물어본다. 아빠 녹음하는데 소리가 잘 안 나온다 했더니 '아빤 나름대로 최선 다하고 있잖아요?' 하더라. '그래? 고맙다. 이번에 녹음한 노래 어떠니?' 가이드부터 다 들려줬다. 가이드 듣더니 '괜찮은데? 괜찮아'라 했다. 본 녹음 끝나고 노래 들려줬더니 냉정하게 얘기해주더라. 제3자 입장에서 들어보면 나쁘진 않다. 내 아빠라서 자랑스럽다는 얘긴 절대 안 하더라. 어찌됐든 아빠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아빠 노래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줘서 항상 노래할 때마다 힘내서 녹음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그는 이전과 달리 다소 담담해진 창법에 대해 "폭발적인 가창력이라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항상 높게 평가해주셨다. 그걸 맞추려면 정말 너무 힘들다. 매일 우사인볼트처럼 뛰어야 한다. 저도 이제 인생 말년 병장에 들어간 것 같고 힘도 많이 빠진 건 사실이고 또 '위로'나 '여행자' 같은 경우에는 녹음할 때 회의할 때도 되도록 담담하게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위로'도 누가 아프다고 해서 가서 '어머나 얼마나 아프니? 어떻게 이렇게 다쳤니?'보다 '너 나을 수 있어. 괜찮아 힘내' 담담하게 위로를 하는 게 더 힘이 난다고 하더라. 핑계일 수도 있지만. 담담하게 담아내고 '여행자'도 힘든 시간들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제 나이에 걸맞지 않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임재범은 10월 말부터 전국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그는 "목상태는 지금 많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도 노래 불러보니까 그 전에 불렀던 것보다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두렵기도 하다. 7년이라는 세월이 짧은 세월일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너무나 긴 세월이었기 때문에 소리를 회복하는 것이 많이 두려운 부분도 있고 공연이 저를 보고 저한테 쏟아붓기 위해서 오시는 건데 소리를 회복하기 위해서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 연습도 열심히 해서 공연 오시는 분들께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나이 먹은대로, 최선을 다해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래라는 건 숙명인 것 같다. 그 힘든 시간 동안 노래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정말 컸다. 다른 길로 가볼까 생각이 컸는데 결국은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고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과 가야할 길이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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