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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10년' 김임권 "쿠드롱과 명승부로 진짜 선수 인생 시작"
작성 : 2022년 08월 31일(수) 11:19

김임권 / 사진=PBA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지난 1년은 제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을 한 해였어요. 프로당구 선수로 제 이름을 알렸으니까요"

본인의 말대로 PBA판 '닥공' 김임권(TS샴푸∙푸라닭)의 지난 1년은 특별했다. 10여 년 가까운 선수생활을 해왔지만 최고 성적이 단 한 번 8강 진출일 정도였고,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이후에도 두 시즌간 70위, 80위로 강등 위기를 겪을 만큼 녹록치 않았다.

그런 그가 '늦깎이 당구 스타' 반열에 올라서게 된 건, 지난 시즌 6차전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무대를 통해서였다.

첫 판(128강)부터 내리 6연승을 거두며 깜짝 결승 진출에 성공한 그는 결승서 PBA투어 통산 최다 우승(6회)를 자랑하는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을 맞았다. 전력상 열세였던 그는 예상과 달리, 경기가 시작되자 초반부터 매서운 공격으로 쿠드롱을 몰아치며 두 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천하의 쿠드롱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3:4 역전 패배로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들었지만, 화끈한 공격력과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으로 많은 당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쿠드롱이 무서웠냐고요? 저는 그런 것 없어요. 하하. 누구와 경기를 하건 신경 쓰지 않아요. 물론 첫 결승이라는 상황 자체가 긴장되긴 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내가 후회하지 않게 경기하고 내려오자고 다짐했어요. 역전패로 우승을 놓친 게 아쉽긴 하지만 절대 그 경기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6차전 준우승으로 시즌을 최종 8위로 마감한 김임권은 올해 5월 PBA 팀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그토록 염원하던 팀리그에 입성했다. TS샴푸∙푸라닭의 첫 번째 선택이었다.

TS샴푸∙푸라닭은 김임권에 이어 비슷한 시기에 'PBA 영건'으로 떠오른 임성균을 영입하며 팀리그 유일 '전원 국내파'로 팀을 꾸려 시즌을 준비했다.

"우리 팀이 저를 선택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봤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깡'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생각했죠. 물론 객관적인 부분에서는 우리 팀 전력이 가장 낮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충분히 해 볼 만 합니다. 1라운드를 통해 어느정도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이제 끌어올린 분위기를 잘 유지해서, 전반기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도록 똘똘 뭉치겠습니다."

팀리그 데뷔 시즌 첫 라운드를 마친 김임권은 총 13세트에 나서 6승7패로 무난한 성적을 썼다. 특히 남자복식(1세트)에 7차례 나서 5승2패를 기록,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 든든한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승부를 가르는 7세트 단식에서는 두 차례 패배했다. 김임권 역시 이를 뼈아픈 패배로 기억했다.

"선수들이 너무 격하게 환영해줘서 팀에 빨리 적응을 했어요. 복식전은 예전부터 자신이 있었어요. 함께한다는 느낌에 마음이 편안하다고 할까요. 그런데 오히려 단식전에서 패배하면 팀원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어 더 부담되더라고요. 1라운드 7세트에서 두 번 패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그래도 빨리 동료들의 응원 덕에 빨리 털어내고 다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김임권의 목표는 내달 5일 경기도 고양에서 개막하는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에 맞춰져 있다. "항상 목표는 우승인데, 이번엔 평소와 달라요. 우리 팀이 메인 스폰서로 참가하는 대회라 각오가 남다릅니다. 내친김에 프로 최고 성적인 우승에 도전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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