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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에게 비친 햇살 [인터뷰]
작성 : 2022년 08월 31일(수) 11:01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좋은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남기고, 배우에겐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준다. 배우 하윤경에게는 '인생의 햇살' 같은 작품을 만난 셈이다.

하윤경은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에서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최수연 역을 맡았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고 있다.

'우영우'는 지난 6월 0%대 시청률로 출발해 최종회에선 17.5%(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무려 17배 이상의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하윤경은 '우영우'를 떠나보내는 소감에 대해 "아직은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른 배우들을 며칠 뒤에 볼 것 같다. 잠깐 휴가를 가지는 느낌"이라며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 근데 모두들 너무 보고 싶다. '더 잘할걸'이라는 아쉬움도 든다. 너무 많이 사랑해 주셔서 벅찬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를 만끽하기보단 자제하려 노력했다는 하윤경은 "초반엔 반응을 찾아봤었다. 제 이름도 검색해보고, 드라마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봤는데 당연히 좋은 이야기만 있을 순 없지 않냐. 거기에 몰두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엔 저도 휘둘릴 것 같다는 생각에 눈에 보이는 반응들만 보곤 했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하윤경은 배우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오디션 없이 작품에 참여한 것은 '우영우'가 처음이었다. 문지원 작가와 유인식 감독은 일찍이 최수연 역할에 하윤경을 낙점 짓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에 대해 하윤경은 "저한테는 되게 의미가 크고, 그만큼 부담이 됐다. 저한테 뭔가를 기대하시니까 저를 오디션 없이 뽑으셨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부합해야 된다는 걱정과 부담이 많았었다"고 털어놨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엇보다 최수연은 우영우의 로스쿨 동기이자 그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는 인물이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의 서툰 모습을 감싸준다. 우영우는 그런 최수연을 "밝고, 따뜻하고, 따뜻하고, 착한 봄날의 햇살이야"라고 말한다.

하윤경은 "작품에 합류하기 전에 감독님께 ''봄날의 햇살'이라는 게 얼마나 좋은 사람인 거냐.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 감독님이 '그럼 본인은 어떤 사람인 것 같냐'고 하시길래 '솔직하지 못해서 후회하고, 근데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더니 '그게 바로 최수연이다'라고 해주셨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윤경은 "여태까지 드라마를 하면서 맡았던 캐릭터들과 싱크로율이 맞았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수연이는 많이 비슷한 것 같다. 90% 정도"라며 "제가 그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기 보단 고민이나, 선택하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해서 비슷하다고 느낀다. 정의롭고 싶어 하고, 항상 좋은 사람이고 싶고, 잘 해내고 싶지만 때로는 그게 좀 앞서 나갈 때도 있다. 그래도 모든 사람에게 기분 좋은 걸 전파하려고 한다.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 수연이에게 많은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수연은 공부 빼고는 서툰 우영우를 도와주면서도, 그가 가진 천재성에 박탈감도 느끼는 인간적인 인물이다. 그럼에도 우영우를 경쟁 상대가 아닌 '친구'로 바라보며 그를 위해준다.

하윤경은 최수연이 우영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수연이가 영우한테 모진 말을 했던 적도 있을 거다. 학교에 다닐 땐 얼마나 질투심이 들고, 미성숙한 면들이 많았겠냐"며 "그 마음에서 부채의식을 느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미워하는 마음이나 시기하는 마음을 스스로 많이 후회하는 친구 일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챙겨주기도 하고, 단순히 이 친구가 자폐인이라서가 아닌 스스로가 가졌던 마음속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대본에도 '다그치게' 이런 지문이 있었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배치하려고 했다. 짜증을 내다가도 머뭇거리고, 작게 말하다가도 흥분해서 목소리가 커지는 등의 디테일이다. 수연이가 영우에게 가지는 마음이 복합적이고, 스스로 늘 부족함과 후회를 갖고 있다는 친구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동시에 자폐스펙트럼 주인공을 앞세운 작품인 만큼 출연 배우로서 책임감도 더해졌다. 하윤경은 "처음엔 소재가 잘못 쓰이면 분명 논란이 생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글을 어떻게 쓰셨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받아보니 굉장히 많은 고민이 느껴졌고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셨더라"며 "사회적 문제나 논쟁의 요지가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 답을 내리거나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각할 여지를 던져준다. 그 방식들이 사랑스럽고, 부담스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이 여운을 느끼고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언급했다.

이는 '배우 하윤경'이 아닌 '인간 하윤경' 성장에도 밑거름이 됐다. 하윤경은 "작품을 촬영하면서 소수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어떻게 대하는 것이 차별 없이 대하는 것일지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무엇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정 자체가 너무 의미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문제의식을 던져주게 되니까 제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 같아서 의미 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하윤경은 "이번 작품에서 연기적으로 배운건 아무래도 현장에서 배우들, 스태프들과 단합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즐겁게 하는 게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부분이 분명 화면에 담기고,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 역시 이건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다. 함께 으›X 으›X 해줘야 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하윤경은 시청자들을 향해 "제가 전에 SNS에 ''우영우'가 한 줌의 빛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쓴 적이 있다. '우영우'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중 하나는 자신의 경험담과 닿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한 측면에서라도 위안이 되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앞날을 비춰주는 빛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하윤경은 "저한테 '우영우'는 정말 '봄날의 햇살' 같은 작품이다. 배우라는 직업은 너무 불규칙하다. 인기라는 건 한 순간에 없어질 수 있는 거고, 돈도 벌었다 못 벌었다 불안정한 직업"이라며 "그런데 이 작품을 통해서 제가 앞으로 막막하거나 깜깜하게 느껴져도 이 기억을 발판 삼아서 나아갈 수 있는 햇살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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