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당구천재의 동생' 김태관(25)이 프로당구 3부(챌린지투어) 정상에 올랐다.
김태관은 29일 오후 충남 천안 PBC 캐롬클럽에서 열린 2022-23시즌 Helix 챌린지투어 2차전 결승서 하진원(50)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15-6 12-15 15-7 15-12)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었다.
결승서 김태관은 첫 세트를 10이닝만에 15-6으로 승리했으나 두 번째 세트서 하이런 7점에도 불구하고 12-15(12이닝)로 내줬다. 3세트서는 초구를 5이닝으로 연결하는 등 공타 없이 3이닝만에 8점을 쌓았고, 5이닝 4점, 7이닝 3점을 추가하며 15-7로 승리, 다시 한 세트를 앞서갔다. 김태관은 4세트서 7이닝까지 10-9 근소하게 리드를 유지했고, 10이닝에서 남은 5득점을 몰아치며 15-12 승리, 우승을 확정지었다.
시상식 후 김태관은 "성인 이후로, 또 프로 데뷔 후 처음 우승한 거라 너무 기쁘다. 아직 얼떨떨하고,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PBA 1부투어에서 활동하는 또래 선수인 임성균(TS샴푸∙푸라닭), 고준서 선수와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응원을 많이 받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태관은 '한국당구 천재'로 불리며 국제대회에서 숱한 우승을 쌓아 올린 김행직(KBF)의 친동생이다. 김태관은 언제나 형을 바라보며 롤 모델로, 때로는 자극제로 삼는다. 동생이 먼저 프로 무대로 뛰어들어 활동 무대는 다르지만, 형은 언제나 동생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한단다. "우승 직후 형이 메시지로 축하해줬다"며 뿌듯해했다.
김태관은 지난 시즌 챌린지투어 우선등록 와일드카드로 1부투어 출전 기회를 받았고, 6개 투어를 소화했다. 마지막 6차전에서 32강에 올랐으나 앞선 5개 투어에서 첫 판 탈락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결국 최종 랭킹 96위로 잔류하지 못했고, 다시 3부투어에서 이번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챌린지투어 랭킹 1위에 올라선 김태관은 1부투어 직행 시드권에도 진입했다. PBA는 3부투어 최상위권자(2-3명)에게 차기시즌 1부투어 등록 자격을 부여한다. 김태관은 "지난 시즌 1부투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1부투어의 수준 높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게 됐고, 세트제로 치러지는 경기에 대한 적응도 어느정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태관은 "거창한 목표보다는, 남은 시즌 열리는 투어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1부투어로 직행하고 싶다"면서 "최종적으로는 친한 선수들이 활약하는 팀리그 무대를 보고있으면 부럽다. 꼭 1부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 팀리그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한편, 이번 시즌 PBA 챌린지투어는 6개 투어를 치른 후 상위 선수들에게 1부투어 우선등록 및 1부투어 선수 선발전인 'PBA Q스쿨'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 이번 두 번째 투어에는 총 433명이 각축했다. 경기는 512강부터 32강까지 30점제 단판 토너먼트로, 이후 16강부터는 세트제로 우승자를 가렸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