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주현영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천운 같은 기회" [인터뷰]
작성 : 2022년 08월 30일(화) 11:0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현영 인터뷰 / 사진=AIMC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천생 배우다. 자신과 정반대 기질을 가진 캐릭터를 그야말로 '찰떡' 같이 입는다. 이름 앞에 '대세'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들뜨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주현영이다.

최근 종영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에서 주현영은 주인공 우영우(박은빈)의 절친 동그라미 역을 맡아 활약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특히 '우영우'는 당초 0%대 시청률로 출발해 최종회에서는 17%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대해 주현영은 "제가 출연한 드라마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래서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더 컸다"며 "아마 다른 선배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성적에 대해 전혀 생각을 못했다. 방영되고 나서 화제성이 몰리니까 어안이 벙벙한 게 제일 컸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기를 실감한 것은 '연예인들의 연예인'이 된 순간이었다. 주현영은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 갔을 때 모든 선배들이 저를 다 아고 계시더라. 근데 '주기자'가 아니라 '동그라미'로 알고 계셔서 그때 많이 실감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첫 매체 작품에서 그야말로 홈런을 터뜨린 주현영은 "제겐 너무 천운 같은 기회였다. 저희 가족들도 '너의 첫 시작이 이렇게 좋은 작품에 함께 하게 됐으니 너한테는 참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이야기해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단순히 제가 출연해서, 사람들이 좋아해 줘서가 아니라 작품 자체가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동그라미는 자폐스펙트럼으로 인해 주변인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우영우의 유일한 친구가 돼 준 인물이다. 자발적인 아웃사이더이자, 세상의 부조리함에 당당히 맞서는 그야말로 '인간 사이다'다.

주현영이 작품에 온전히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상대 배우 박은빈의 도움이 컸다. 주현영은 "제가 무언가를 만들고 가지 않아도 박은빈이 제가 준비한 걸 잘 받아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며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 갔더니 박은빈이 어느 하나 불편한 기색 없이 저를 다 받아줬다. 저를 정말 믿어줬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걸 다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주현영은 "제가 첫 드라마이기도 하고, 'SNL 코리아'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기술적으로도 잘 몰라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며 "감독님이 '오케이' 하셔도 제가 잘 못한 것 같고, 오버한 것 같았다. 그때마다 박은빈이 '아니야. 네가 했던 게 최선이야. 이상했으면 감독님이 한 번 더 하자고 했을 거야'라고 걱정을 거둬줬다"고 이야기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현영 인터뷰 / 사진=AIMC 제공


다만 주현영은 자신과 동그라미의 싱크로율에 대해 "간극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처음 동그라미를 맡았을 때 부담스러웠다. 저는 평상시에 체면을 많이 차리는데 동그라미는 그런 친구가 아니"라며 "근데 동그라미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은 사실 저도 갖고 있지만, 제가 표출할 수 없는 부분들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점점 제가 하지 못했던 것들을 툭툭 던지니까 속 시원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무엇보다 동그라미는 이른바 '우영우 인사법'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다. 극 중 동그라미와 우영우는 마주칠 때마다 서로를 향해 "우 to the 영 to the 우" "동 to the 그 to the 라미"를 외치며 인사한다.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우영우 인사법'이 유행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는 모두 주현영의 작품이었다. 주현영은 "작가님이 'SNL 코리아'처럼 창의적으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션을 주셨다"며 "'SNL 코리아'의 연장선이 된 느낌이었다. 대본 리딩을 앞두고 급하게 만들었다. 그룹 빅뱅의 '마지막 인사' 속 '비 to the 아이 to the 뱅뱅'이 있지 않냐. 그걸 인용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현영은 "손동작은 힙하면서도 귀엽지만, 웃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동작은 힙합 하시는 분들에게 봤던 걸 조합했다"며 "영우랑 그 인사를 하니까 귀여워 보이는 효과가 있더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앞서 주현영은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속 콩트 코너 주기자 캐릭터로 먼저 주목받은 탓에 배우가 아닌 코미디언으로 오해받는 일화도 있었다. 이에 더해 '우영우' 속 코믹 연기까지 더해져 코미디언이라는 오해는 더욱 굳어졌다.

이에 대해 주현영은 "아직까진 코미디 연기가 부각되는 부분에 대해서 우려보다는 만끽하는 게 조금 더 큰 것 같다"며 "저는 실제로 오랫동안 코미디를 좋아했고, 코미디를 할 때 가슴이 뛴다. 이 연기를 통해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행복한 일이다. 우려되는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게 아직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현영 인터뷰 / 사진=AIMC 제공


코미디 연기를 통해 주목받은 주현영은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예능상과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예능부문 신인여자예능인상을 수상했다. 배우로서가 아닌, 예능 부문에서 먼저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주현영은 "그냥 마냥 조은 게 더 크다. 그런 자리에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오래전부터 꿈꿔왔었다"며 "주변에서 저한테 '다음엔 연기로 상을 타야지'라고 얘기하시지만, 꼭 그것만이 저의 목표는 아니다. 연기를 좋아하고,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싶은 것이 더 크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와 함께 주현영은 코미디 연기 비결을 묻자 "어려운 부분은 있다. 'SNL 코리아'나 '우영우'에서 제가 웃기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인위적으로 나오게 되더라"며 "그래서 혼자 최대한 떨지 않으려고 컨트롤을 했고, '나는 돌아이'라고 생각하면서 했다. 사실 그게 실패했을 때도 있었고, 잘될 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코미디 연기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단단히 찍은 주현영은 자신만의 무기로 '친근함'을 꼽았다. 주현영은 "저는 제 또래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며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친구처럼, 동생 같고, 언니 같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에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기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제 무기"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주현영은 "저는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를 잘 못 세운다. 늘 그때그때 닥친 일들을 처리하고, 그거에 몰두하면서 지내다 보니 지금 저에게 당장 큰 목표라기보다 지금 당장 촬영해야 하는 작품들 속 캐릭터가 제 의도대로 보여지길 바란다. 밉지 않은,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