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상진이 '심심한 사과'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오상진은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심심한' 사과의 말이 며칠 전 트렌드를 뜨겁게 달구었다. 각종 매체들에서 그에 대한 기사들이 터져 나왔고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해 논평을 내놓았다. 이 논쟁 덕에 '심심한' 날을 보내던 각종 커뮤니티들은 후끈 달아올랐다"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는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심심(甚深)'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욕설이 섞인 항의 논란이 불거진 것에 따른 입장이다.
이에 오상진은 "한국어는 참 어렵다. 모든 사람이 이걸 다 알 수는 없다.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다. 문제는 지나친 자기 확신과 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오만이 부딪혔을 때 발생한다. '심심한'이라는 말이 거슬리게 들릴 수도 있지만 순간의 화를 누르고 사전을 한 번 찾아봤다면 이런 갈등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조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마이클 샌델은 학식을 갖춘 이들의 거드름과 무시가 사회의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 번 더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태도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상진은 "세상의 흐름에 맞는 소통법과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쓰는 나 자신이 너무 싫기는 하다. 나 꼰대 맞나 봐. 우울하다"며 글을 끝맺었다.
▲ 이하 오상진 SNS 글 전문.
뒤늦게 올려보는 문해력에 논란에 대한 나의 생각.
'심심한' 사과의 말이 며칠 전 트렌드를 뜨겁게 달구었다. 각종 매체들에서 그에 대한 기사들이 터져나왔고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해 논평을 내놓았다. 이 논쟁 덕에 ‘심심한’ 날을 보내던 각종 커뮤니티들은 후끈 달아올랐다.
기본적으로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빠른 인터넷의 보급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적응의 속도는 빠른 반면, 문해력 순위는 계속 밀려나고 있다. OECD내 순위는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언어는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 단어가 가진 의미는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의 의미를 가진다. 용비어천가에서 '어린 백성'은 나이 어린 아이들이 아닌 한자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었고, 표준어가 된 물방개는 사투리였으며, 내가 처음 방송할때는 짜장면은 자장면으로 써야만 했다.
한국어는 참 어렵다. 며칠과 몇 일, 에요 예요, 뵈어요 봬요, 폭팔과 폭발, 사이시옷, 띄어쓰기 그리고 수많은 한자의 동음이의어들까지. (동음이의어는 주로 장음과 단음으로 구분한다!) ㅋㅋ
모든 사람이 이걸 다 알 수는 없다. 그리고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걸 가지고 싸울 이유가 없다. 찾아보라고 사전이 있는 것이며, 요즘은 인터넷에 모든 사전이 다 올라와 있다.
문제는 지나친 자기 확신과 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오만이 부딪혔을때 발생한다. 고객을 상대하는 업체가 사과를 하면서 조롱을 할 이유는 없다. '심심한'이라는 말이 거슬리게 들릴 수도 있지만 순간의 화를 누르고 사전을 한 번 찾아봤다면 이런 갈등도 없었을 것이다.
이를 조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마이클 샌델은 학식을 갖춘 이들의 거드름과 무시가 사회의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 번 더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태도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졸부를 '졸라 부자'로 해석하는 창의력에도 박수를 보내는 태도도 조금은 필요할수도. 나중에 알려주면 되잖아요 ㅋ)
서점을 하는 사람으로서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세상이 된 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예능도 짤로보고, 드라마도 배속을 높여 보는 시대가 된지 오래다.
세상의 흐름에 맞는 소통법과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쓰는 나 자신이 너무 싫기는 하다 ㅋㅋㅋㅋㅋ. 나 꼰대 맞나봐 ㅜㅜ 우울하다.
쩝. 나 양비론 싫어하는데 글이 이렇게 뽑히다니 ㅜㅜ
그럼 오늘도 다들 무사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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