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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태오 "다시 찍어도 이준호" [인터뷰]
작성 : 2022년 08월 24일(수) 12:12

강태오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가 '인생작'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터. 강태오에게도 '인생작'은 데뷔 10주년 만에 찾아왔다. 때문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준호를 떠나 보내기 아쉽다는 그다.

강태오는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 종영에 대해 "올해 중에 가장 시간이 빠르게 흘렀던 8주일이다. 저도 항상 수요일과 목요일이 기다려졌다.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우영우'를 마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한바다 생존기를 그렸다. 강태오는 극 중 한바다 송무팀 사원 이준호를 연기했다.

강태오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 1~4부를 처음에 받아 읽고 따뜻하단 느낌을 받았다. 에피소드 마지막엔 고래가 등장하면서 사건이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냐. 짜릿함에서 쾌감과 전율도 느꼈다. 글로도 잘 표현돼 있는데, 유인식 감독님이 연출을 한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작품이 태어날지 기대하면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태오는 "이준호는 주연이지만, 분량적으로 임팩트가 크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돋보이려는 마음은 갖지 않도록 했다. 주변 인물로부터 몇 발자국 뒤에서 듬직하게 지켜주는 텐션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분량이나 대사 같은 것도 많은 편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찰나의 순간, 감정을 표정으로 표현해야 했다. 너무 작위적으로 보일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이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감독님과 얘기도 하고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착한 성격의 인기남이란 설정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강태오는 "너무 착한 캐릭터라 밋밋해 보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인물마다 매력과 빛나는 모습이 다르지 않냐. 저도 그 어딘가에 채워지는 포지션이 있다고 믿으며 텐션을 유지했다"며 "완벽하게 그려진 점도 부담스러웠지만, 매 장면 촬영 후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강약 조절을 맞춰갔다"고 전했다.

강태오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더불어 이준호는 자폐를 가진 우영우를 늘 뒤에서 아껴주며 사랑하는 인물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타인의 감정을 읽기 어려운 우영우에게 섭섭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는 순애보다.

강태오는 이준호와의 닮은 점에 대해 "저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바라기 같은 정신이 있지 않나 싶다"며 "저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걸 추구한다. 일단 마음이 가는 것을 실천하려 나서는 스타일"이라고 고백했다.

특히 그는 우영우와의 관계를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보호자로 표현한 바 있다. 이에 그는 "사랑의 방법과 표현의 유형은 다양하지 않냐. 강아지와 고양이를 대하는 표현법도 다르다. 강아지는 훈련이 가능하고,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훈련하기 힘들다. 그래서 위험한 순간 고양이를 케어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위험한 물건을 치워주면서 뒤를 따라가며 보호해준다"며 "대본을 보고 우영우와의 관계도 이러한 그림이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뒤에서 차분히 지켜봐 주면 언젠가 바라봐 주겠지라는 게 이준호의 사랑 표현"이라고 말한 그다. 때문에 처음으로 우영우에게 화를 냈던 장면이 특히 걱정됐다고 한다.

강태오는 "제주도에서 우영우에게 결별 통보를 받고 처음으로 버럭 하는 장면이었다. 보는 사람이 너무 공격적으로 느껴져 불쾌하거나 평소 이준호와 다르다고 생각할까 걱정됐다. 또 글로 적혀있는 장면을 얼마나 개연성 있게 감정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감독님과 얘기한 끝에 얼마나 우영우를 사랑했으면 참았던 게 터졌을까. 그만큼 나를 바라봐달라는 호소력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강태오는 다시 한번 이준호란 역할을 해보고 싶단다. 강태오는 "내적인 감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새롭고 와닿았지만, 그래서 끝까지 어려웠다"며 "배우면서 이준호를 깨달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준호를 해본다면 지금의 준호보다 풍성하게 표현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분이 있다. 그런 와중에 이젠 보내줘야 하는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강태오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우영우'를 함께 만들어간 박은빈, 주종혁, 강기영, 하윤경 등 배우들과의 호흡도 현장 분위기만큼이나 좋았다고. 강태오는 "NG를 내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지만 장난도 치며 상대가 불쾌하지 않게 대했다"며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아 어느 날은 '오늘은 중요한 장면이니까 조용히 하자'고 한 적도 있다"고 웃었다.

특히 우영우 역을 연기한 박은빈에 대해선 "나이로 따지면 또래 누나이지만, 경력으로 따지면 대선배님"이라며 "'연모'를 마친 지 얼마 안돼 급하게 들어온 상황이었지만, 우영우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만들어왔다. 피곤할 텐데 좋은 텐션을 잃지 않는 모습에 프로페셔널함을 느꼈다. 그 와중에도 준호와 영우의 케미적인 모습에서도 조언을 해주고 만들어가는 모습에서도 보고 배운 게 많다"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박은빈과의 키스신은 어땠냐는 질문을 받자 강태오는 "그날은 유독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쑥스러움도 있었다. 그래서 말도 잘 안 섞었다. 센서등이 반짝반짝거리는 연출이 야릇하기도 했다"며 "아파트 단지고 늦은 시간에 촬영했던 터라 시끄러우면 안 되는 순간이었다. 한강이 보여 뷰가 굉장히 좋았다"고 쑥스러워했다.

강태오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우영우'는 7회 만에 시청률 10%대를 돌파하며 매회 큰 사랑을 받았다. 넷플릭스에선 비영어권 드라마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인기를 구사했다.

강태오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잘 될지 몰라 다들 얼떨떨해하는 분위기"라며 "SNS 팔로워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저를 좋아해 준다는 걸 느끼고 있다. 원래는 60만 명이었는데, 얼마 전에 200만 명으로 늘었다. 해외 팬들도 많아졌다"고 감사해했다.

그러면서 '우영우'의 인기 비결에 대해 "고래가 시원하게 첨벙하는 모습, 초반에 꼬여가는 스토리를 한 번에 풀어가는 모습에서 각박한 세상 속 대리만족을 안겨드리지 않았나 싶다. 그런 짜릿함이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강태오는 "사실 시즌2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온 건 없다.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 다른 배우들도 시간도 맞으면 함께 시즌2를 했으면 좋겠다"며 "만약에 하게 되면 더 난처한 사건들이 찾아올지, 우영우와 결혼 준비를 해야 할지 저도 어떤 이야기로 전개될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강태오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2013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한 강태오는 2014년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은 청춘' '여왕의 꽃' '최고의 연인' '당신은 너무합니다' '쇼트' '조선로코 녹두전' '런 온'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예능에도 출연해 반전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영우' 흥행 덕분에 다시금 출연했던 작품, 과거 영상들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강태오는 "이번 작품으로 인해 10년 가까이했던 일들이 뼈와 살이 됐구나 싶었다.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민망한 흑역사도 다시 회자되고 있어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태오는 곧 군 입대를 앞두고 있기도. 그는 오히려 "드라마가 잘 안 되고 가는 것보다 잘 되고 가는 거라 기분 좋은 마음으로 군대에 갈 수 있는 것 같다. 영장이 언제 우편물로 날아올까 걱정하고 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많은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저를 더 많이 지켜봐 준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신중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군대 갔다 와서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저를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는 그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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