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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종혁이 만난 기적 [인터뷰]
작성 : 2022년 08월 23일(화) 12:00

주종혁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갑작스러운 진로 전향은 쉽지 않지만, 주종혁에겐 예외였다. 바텐더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연기가 주는 즐거움 하나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그다. 덕분에 '우영우'는 주종혁에게 기적 같은 작품이 됐다.

주종혁은 2015년 독립영화 '몽마'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D.P' '검은 태양' '유미의 세포들' '해피니스'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런 그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난 뒤,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한바다 생존기를 그렸다. 주종혁은 극 중 한바다 신입 변호사이자 우영우의 동기 권민우를 연기했다.

주종혁은 '우영우'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오디션을 봤다. 처음엔 권민우란 역할이 어떤 인물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나리오 장면 하나를 받았다. 해당 장면만 보고 권민우는 단정하고 자신을 잘 꾸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권민우 촬영 모습 그대로 갔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저를 보고 '권민우 그 자체'라더라. 그대로 촬영에 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종혁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권민우는 자폐인 우영우를 라이벌로 생각하며 경쟁의식을 불태우는 인물이었다. 특히 다른 인물들이 우영우를 챙기는 반면, 권민우는 우영우를 어떻게 이길지, 어떻게 하면 계약직에서 정식 변호사로 살아남을지를 가장 중요시했다.

주종혁은 권민우를 연기하는데 가장 중점을 준 부분에 대해 솔직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꼽았다. 주종혁은 "권민우는 본인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뿜어내는 캐릭터였다. 또 다른 인물들보다 현실적이란 느낌을 받았다"며 "반면, 집에서의 권민우는 인간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치열한 사회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회 밖에선 좋은 친구, 괜찮은 친구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7화 방송분에서 권민우가 우영우에게 차의 빈 자리를 양보한 뒤 최수연(하윤경)에게 분노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는 권민우가 공정과 평등 문제를 꼬집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주종혁은 관련해 "권민우의 입장에서 차의 빈자리를 왜 양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억울함이 컸던 것 같다. 같은 변호사라지만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우영우 같은 천재 변호사는 어떻게든 따라잡을 수 없구나란 생각에 그동안의 울분이 터진 것"이라며 "권민우를 통해 장애에 대한 차별, 공정을 꼬집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시작된 최수연과의 러브라인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주종혁은 "직장에서 권민우 같은 상사가 사회생활 밖으로 나오면 다른 점을 보이기도 한다더라. 때문에 제주도란 공간이 권민우를 충분히 바꿀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러브라인으로 호흡을 맞춘 하윤경과 재밌게 해 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미 너무 친해진 상태였던 터라 러브라인 촬영이 정말 즐거웠고, 관계가 재밌게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권민우는 드라마 초반 '우영우를 가장 편견 없이 대하는 호감캐'로 불렸지만, 중반부부터 우영우에게 권모술수를 부리는 '밉상캐'로 욕을 먹었다.

주종혁은 "사실 드라마 초반부터 (권민우가) 욕을 먹을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좋게 봐주셔서 당황했다. 권민우를 좋게 봐줄 수 있는 시선이 있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권민우와 전 열심히 일을 한다는 점이 비슷하다. 반면, 방식이 다르다. 실제 저라면 우영우같은 사람을 제 곁에 둘 것 같다"며 "저는 동료와 함께 잘 되는 것, 시너지의 긍정적인 효과를 믿는다. 때문에 권민우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말했다.

주종혁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영우' 한바다 변호사팀, 일명 '한바다즈'는 주종혁과 박은빈, 강태오, 하윤경, 강기영의 시너지가 빛을 발했다.

주종혁은 '한바다즈'에 대해 "박은빈, 강태오, 하윤경, 강기영 배우들과 실제로 너무 친해졌다. 아직까지 단톡방을 유지하며 연락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태오와의 호흡은 룸메이트처럼 마음이 편했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해오는 배우라, 장면에 대해 대화할 게 많았다. 특히 집에서의 장면이 재밌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은빈에 대해선 "대선배 박은빈"이라고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주종혁은 "그 많은 대사를 전혀 흔들리지 않고, 여유롭게 쭉쭉 내뱉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정말 많이 했다. 또 시야가 넓은 배우라 본인 캐릭터뿐 아니라 촬영 전체를 바라보고, 제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정말 너무 멋있었다"고 경외심을 드러냈다.

배우 강기영, 하윤경에 대해서도 연신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강기영 선배는 너무 재밌다. 현장에서 활력이 넘쳐, 촬영장을 열정 넘치게 만들어준다. 또 센스가 넘치고 말 맛이 좋은 배우인 것 같다"며 "하윤경은 어떤 역할을 하든, 어떤 선배와 호흡을 맞추든 안정적으로 연기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주종혁은 '우영우' 스태프, 박은빈, 하윤경과 발리 포상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에 그는 "강태오는 촬영 때문에 가지 못했고, 강기영 선배는 코로나에 확진돼 함께 가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웠다. 단톡방에서도 서로 아쉽다는 말이 오고 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주종혁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영우'는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 배우 구교환이 특별출연한 9회는 15.8%를 기록했다. 또한 방영 내내 7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1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신드롬을 이어갔다.

주종혁은 드라마 흥행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저희끼리는 대본, 촬영이 재밌고, 매 에피소드마다 특별 출연한 배우들이 있어 시청자분들이 재밌어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드라마가 잘 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얼떨떨해했다.

이어 "'우영우' 작가, 감독, 배우 전부 통틀어서 너무 좋았다.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어서, 그런 점들이 시청자에게도 통하지 않았나 싶다. '우영우'가 힐링물이었던 것만큼 이런 따뜻함이 드라마에도 잘 묻어난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뜨거운 주변 반응도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주종혁은 "'우영우'를 찍고 처음으로 사인을 만들었다. 지인들에게 사인한 종이를 들고 찍은 셀카 사진을 보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영화 VIP 시사회서 포토월이란 것도 처음 해봤는데, 그런 격한 반응을 처음 받아 깜짝 놀랐다. SNS 팔로워 수도 많이 늘었지만, 직접적으로 (인기가) 피부에 와닿진 않았다. 직접적인 느낌은 시사회가 최고인 것 같다. 중독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주종혁은 '권모술수 권민우'의 얄미운 면 때문에 누리꾼들의 다양한 분노 댓글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안산 선수가 트위터에 게재한 경고글을 본 적이 있다. 안산 선수에게 가서 큰 절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주변에서 재밌는 댓글, 짤을 보내준다. 최근엔 극 중 권민우가 화를 내는 모습을 캡처해 개그맨 양세찬과 비슷하단 짤을 받았다. 너무 재밌었고, (이런 반응이) 너무 감사하다. 욕먹어서 좋다"고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만큼, 주종혁에게 '우영우'는 "기적으로 남을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했던 작품이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주종혁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 전공을 하지 않았던 주종혁은 우연한 계기로 연기에 입문하게 됐다. 그는 "바텐더를 준비하다 손님으로 오던 PD와 친해졌다. 홍보 영상을 찍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MBC 홍보 영상을 찍게 됐다. 그 경험이 재밌어서 연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단편영화로 짧게 등장했고, 이후 2015년 독립영화 '몽마'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고 회상했다.

갑작스러운 진로 전향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냐는 질문을 받자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주종혁은 "사실 호주에 일자리가 생겼었다. 돈을 벌기 위해 호주를 가려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때 아버지가 스키를 타다 다치신 거다. 순간 해외에서 일하는 중에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오기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고민하는 와중에 아버지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연기를 시작했다. 부모님은 연기뿐만 아니라 제가 뭘 하든 응원해주신다. 정말 든든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로 한 주종혁은 카카오M 액터스에서 700대 1 경쟁률을 뚫고 최고점을 받았다. 이후 배우 이병헌, 한효주, 김고은 등이 소속된 회사 BH엔터테인먼트에 몸담게 됐다.

주종혁은 처음 소속사에 들어온 소감에 대해 "꿈이라면 안 깨길 바랐다. 나한테 회사가 생겼다는 게 신기했다"며 "소속 선배 배우들을 자주 마주칠 일은 없지만, 처음 들어왔을 때 반겨주셔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 작품 속에서 선배들을 한 명씩 다 만나보는 게 제 목표"라고 눈을 빛냈다.

롤모델은 없냐는 질문에는 "한 명으로 정하기 너무 어렵다. 최근 시사회를 다니면서 우리나라에 이런 좋은 배우들이 많구나란 점을 느꼈다. 각자 가진 매력과 잘하는 것들이 분명하지 않냐. 그들에게 연기 등 모든 것들을 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연기에 대한 열망은 즐거움으로도 대변됐다. 주종혁은 "작품을 하는 게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 처음 독립영화 출연 후 결과물을 접했을 때 너무 신기했다. 몇몇 분들이 제 역할에 공감을 해주고, 그런 부분들이 점점 더 행복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한 주종혁은 스스로 "연기에 욕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한 누아르, 재밌는 코미디, '우영우'처럼 감동을 주는 드라마, 또 로맨스 코미디도 하고 싶다. 다양한 장르, 캐릭터 등 재밌게 느껴지는 작품은 다 하고 싶다"고 넘치는 의욕을 드러냈다.

새로운 수식어를 얻고 싶단 소망도 내비쳤다. 주종혁은 "지금은 권모술수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앞으로 또 새로운 수식어를 얻고 싶다. 특히 '이 배우가 이 사람이었어?'라는 칭찬을 받고 싶다. 앞으로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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