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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기영 "깊었던 고민만큼 여운 짙어" [인터뷰]
작성 : 2022년 08월 23일(화) 11:55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기영 인터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은 배우 강기영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후회 없이 온 마음을 쏟은 만큼 이제야 천천히 작품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강기영이다.

강기영은 최근 종영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에서 법무법인 한바다 소속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으로 출연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고 있다.

특히 '우영우'는 첫 회에서 0%대 시청률로 출발해 최종회에선 17%를 돌파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강기영은 "드라마가 잘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믿기지 않는다"며 "이슈가 되는 작품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돼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당시만 해도 이 같은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강기영은 "감독님과 작가님, 배우들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흥행을 할 줄 몰랐다"며 "남녀노소 보기 편했던 것이 인기 요인 같다. 그동안 K-좀비, 액션물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냐. 하지만 그런 걸 잘 못 보시거나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다. 동시에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조금 피로해진 마음을 달래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우영우'가 점차 입소문을 탈 즈음엔 실제 촬영은 막바지에 돌입한 상태였다. 강기영은 "다들 너무 좋으면서도 얼떨떨해했다. 권민우 역할을 맡은 주종혁한테 '너한테 이런 작품이 너무 빨리 왔다. 나는 지금 14년 만에 왔는데'라고 장난쳤다. 배가 아팠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작품이 화제성을 얻으며 자연스럽게 출연 배우들도 조명받았다. 무엇보다 서툰 우영우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멘토 정명석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줬다.

이를 연기한 강기영은 "저는 늘 제 연기를 아쉽게 본다. 조금 더 시니어 변호사 같은 느낌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법정신에선 아무래도 3, 40명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 보니 중압감이 느껴져서 긴장을 많이 했다"며 "초반엔 스스로 그게 보이다 보니 어색했는데, 그래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시청자분들이 정명석으로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또한 강기영은 정명석에 대해 "어쨌든 대형 로펌에서 14년을 근무한 변호사다 보니 현실적인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초심보단 성과가 우선주의인 인물이었을 것 같지만, 우영우를 만나면서 정의로웠던 신입 변호사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강기영은 "사실 처음엔 정명석의 외형에 갇혀서 외적으로만 시니어 변호사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근데 그걸 내려놓으니까 캐릭터를 더 잘 구축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기영 인터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다만 정명석은 후반부에 들어서며 갑작스럽게 위암 3기 판정을 받게 됐고, 이로 인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해당 부분에 대해 강기영은 "정명석은 암 판정을 받게 되면서 조금 더 소중한 게 뭔지 되돌아봤던 것 같다. 병을 얻으면서, 놓쳤던 걸 깨닫게 된다"며 "이런 부분은 드라마적인 스토리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시청자분들 입장에선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일 수 있지만, 그런 실패로 하여금 성장하는 정명석을 그려내기 위해선 필요한 장면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명석을 연기하며 동시에 또 다른 고충도 있었다. 실제로 많은 배우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법률 용어와 법정신 탓이다. 강기영은 "용어가 너무 어려웠다. 예전에 드라마 한 편 속 대사보다 '우영우' 한 장면의 대사가 더 많았던 것 같다"며 "하지만 힘들다고 말할 수 없었다. 옆에 우영우가 있었다. 그 방대한 대사를 외워서 하는 걸 보고 감탄했다. 저는 징징거릴 수없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박은빈이 언급되자 강기영은 "기본기가 정말 좋은 배우다. 저보다 어린 친구지만 너무 닮고 싶었다"며 "그 긴 대사들을 소화하고, 어려워하면서도 극복해내더라. 같이 연기하면서 너무 즐겁고 흥이 났다"고 극찬했다.

특히 작품에 참여하게 되며 강기영이 꼽은 기대 포인트 중 하나는 박은빈과의 호흡이었다. 그는 "'박은빈'이라는 배우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청춘시대'때부터 찾아봤기 때문에 '케미'가 어떻게 맞을까 궁금했다"며 "그냥 연기를 너무 잘한다. 이 친구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인지, 제가 마치 시청자가 된 것처럼 궁금해졌다"고 덧붙였다.

'우영우'의 빗대어 자신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본 강기영은 "재판으로 비유하자면 제 연기 인생은 사건을 의뢰한 정도다. 수임료도 안 받았다. 저 역시 제 향후 행보가 어떨지 궁금하다"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배우로서 아직 높이 와 있다는 느낌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강기영은 "제가 원래 작품이 끝나고 나면 캐릭터를 훌훌 잘 털어버리는 편인데 명석이는 오래갈 것 같다. 드라마가 잘 되고, 이슈가 돼서가 아니라 명석이의 서사가 있지 않냐. 그런 부분들에 공감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명석이의 서사가 있다 보니 더 몰입하게 됐던 것 같다. 이슈와 관심도를 떨쳐내기 힘들다기 보단 제가 그만큼 깊게, 오랫동안 고민해봤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여운이 오래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강기영은 "제가 처음 드라마 1회를 기자님들과 시사했을 때 '행복한 바이러스가 '우영우'를 통해서 시청자분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며 "제가 그런 마음으로 '우영우'를 촬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 같다. 애정으로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기영 인터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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