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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스포츠계 음주사고…선수들 인식이 문제다 [ST스페셜]
작성 : 2022년 08월 10일(수) 07:00

김민석(왼쪽 위)과 (시계방향으로) 정재웅, 정재원, 정선교 /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스포츠계가 또다시 음주 사고로 얼룩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연맹 사무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를 열고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에게 음주운전 사고 및 음주 소란행위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행위를 적용해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공정위는 또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밝혀진 정재웅에게 자격정지 1년, 음주운전을 방조하고 그 차량에 함께 탑승한 정선교와 정재원에게도 각각 6개월과 2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부여했다. 선수단 관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김진수 감독에게도 자격정지 1년의 징계가 내려졌다.

김민석과 정재웅, 정선교, 정재원 등 4명은 지난 달 22일 오후 6시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오후 훈련이 끝나고 대표팀 감독의 허가를 받아 외출 후 저녁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였다. 이들은 오후 8시 20분 경 식사를 마치자 김민석의 차량을 이용해 숙소로 복귀했다. 당시 운전대는 정재웅이 잡았는데, 정재웅의 운전 사실은 23일 처음 제출된 사건 경위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가 다음 날 김민석이 수정 제출한 경위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 등 3명은 오후 9시 경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윤의 지인이 박지윤의 생일 축하를 위해 선수촌 웰컴센터에 방문했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김민석이 운전하는 그의 차량을 타고 웰컴센터로 이동했다. 이어 모임을 마친 이들은 김민석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숙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선수촌내 보도블럭 경계석에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직후 박지윤은 예약한 치료를 위해 이동했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세 명은 즉각 자리를 이탈했다. 이들은 당시 사고 처리를 위한 보험 증서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들의 '일탈행위'는 밤 9시 50분 탁구 상비군 선수의 신고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파장은 컸다. 이 사건에 관련된 4명의 선수들은 모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스타들이었다. 특히 김민석과 정재원은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500m와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수확했던 선수들이라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해마다 스포츠계에는 음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의 사건 전 가장 최근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지난 달 8일 일본인 축구선수 쿠니모토(당시 전북현대)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으며 6월 27일에는 농구선수 배강률(당시 원주DB)이 음주 후 운전대를 잡았다. 지난해 8월에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외야수 송우현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것이 알려졌다. 세 선수 모두 더 이상 해당 구단에서 뛰지 못하게 됐다.

이번 사고에 연루된 김민석 등 4명이 앞서 많은 스포츠스타들이 음주사고로 불명예스럽게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사례들을 모를 리 없을 터. 하지만 그들은 그 사례를 보고 배운 것이 없었다. 합숙 훈련 기간 중이었음에도 버젓이 술을 마셨고 운전대까지 잡았다.

빙상연맹과 소속구단들은 선수들의 이러한 음주 사고를 막기 위해 수 차례 교육을 진행하지만 여전히 술의 무서움에 대한 선수들의 학습효과 및 경각심은 없었다.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팬들은 동계 스포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이들은 음주사고를 터뜨리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매몰차게 저버렸다.

8일 공정위에서 취재진과 만난 4명은 한 목소리로 "정말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너무 뒤늦은 사과였다.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살인 행위와 동급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며 시야가 높아진 팬들도 선수들에게 한 층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선수는 결국 팬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격정지 징계 기간이 최대 1년 6개월에 그치며 김민석 등 4명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문제 없이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그보다 더욱 중요하고 되찾기도 힘든 팬들의 기대와 믿음을 잃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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