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마지막 소명 기회를 가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이 상벌위원회를 떠났다.
김민석은 8일 대한빙상경기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정재원, 정재웅, 정선교 등 4명과 참석했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은 정재원, 정재웅, 정선교 등 4명과 지난 달 22일 오후 6시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오후 훈련 종료 후 김진수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의 허가를 받아 외출 후 저녁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였다.
오후 8시 20분 경 식사 및 음주 자리를 마친 이들은 김민석의 차량을 통해 숙소로 복귀했다. 당시 운전대는 정재웅이 잡았다. 정재웅의 운전 사실은 처음 제출된 사건 경위서에는 포함되지 않다가 다음 날 김민석이 수정 제출한 경위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 등 3명은 오후 9시 경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윤의 지인이 생일 축하를 위해 선수촌 웰컴센터에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김민석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웰컴센터로 이동했다. 모임을 마친 뒤 김민석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다시 숙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선수촌내 보도블럭 경계석에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직후 박지윤은 예약한 치료를 위해 이동했고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 등 3명도 즉각 자리를 이탈했다. 이들은 사고 처리를 위한 보험 증서를 찾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오후 9시 50분 경 탁구 상비군 선수가 선수촌 관계자에게 신고를 했고 관계자는 차량 번호를 조회한 끝에 김진수 감독에게 사고 사항을 전달했다. 김 감독은 다음 날 오후 12시 45분 선수들에게 문자로 퇴촌을 공지했다.
빙상연맹은 결국 지난 달 27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감독 및 음주 관련자들의 국가대표 자격정지와 스포츠 공정위원회 징계 회부를 결정했다.
이날 공정위원회에 4명의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낸 김민석은 연맹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 "이런 일을 일으켜서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자세한 상황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후 약 2시간 후 나타난 김민석은 대기하던 취재진과 만나 "(공정위원회에서) 선수촌 강화훈련 기간 중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부분에 대해 뼈저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다"며 징계가 나올 경우 항소를 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저도 잘 모르겠다. 생각을 안 해본 것이 아니라 처분이 나오면 그것을 받고 생각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민석은 "(국민들에게) 그동안 항상 좋은 경기력, 성적 등으로 미소 짓게 하려고 노력했고 미소를 짓게 해드렸던 것 같은데 이런 일로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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