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지난달 23일 굽네 ROAD FC 061에서 치열하게 싸운 '몬스터 울프' 박정은(26, 팀 스트롱울프)과 '케이지의 악녀' 홍윤하(33, 송탄MMA)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서로를 응원하면서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로드FC 아톰급의 강자로 손꼽히던 박정은과 홍윤하의 대결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박정은 강한 타격을 앞세워 압박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1라운드 2분 58초에 날카로운 펀치로 홍윤하를 쓰러트리면서 화끈한 경기를 선사했다.
치열했던 만큼 상처 또한 크게 남았다. 안와골절을 당한 홍윤하와 코 골절로 인하여 수술을 마친 박정은이 SNS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면서 많은 선수에게 귀감이 되는 스포츠맨십을 보였다.
박정은은 "최선을 다해 함께 파이팅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둘 다 부상 없이 내려왔으면 좋았겠지만! 서로 잘 회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서 못다 한 이야기 더 나눴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홍윤하에게 마음을 전했다.
3년 만에 케이지로 돌아온 홍윤하에게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경기였다.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약간 친정에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육관 팀원들도 많이 와서 응원도 해주셨고 진짜 오랜만에 돌아왔지만, 익숙하고 친근한 그 약간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았다"고 케이지로 돌아온 심정을 전했다.
오랜 기간 동안 격투기 선수 생활을 해온 박정은과 홍윤하는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깊었다.
홍윤하는 "우선은 계체량 할 때도 그렇고 케이지 위에서 박정은 선수가 저를 한 번도 쳐다보지 못했다. 그래서 끝나고 나서 저도 조금 마음이 불편하긴 했었는데 내려와서 준비하는 동안 서로 마음도 무겁고 '이걸 해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는 얘기도 했었다. 서로 이렇게 하게 돼서 너무 좋고 잘 해냈다고 서로 고생 했다고 하고 울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따뜻한 마음은 한 치의 양보가 없었다. 박정은은 "선수들만이 끝나고 딱 느끼는 그런 마음, 공감대 그런 게 생겨서인지 바로 저한테 '수고했다고 고생했다 축하한다'고 이렇게 얘기를 해주셨다. 그거 때문에 저도 되게 좀 감사했던 거 같다. 서로 다치기도 했는데도 불구하고 축하한다고 먼저 얘기 해줘서 '성숙한 선수다'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홍윤하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박정은에게 홍윤하와의 경기는 큰 의미가 있었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노력해온 박정은에게 본인의 실력과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승리한 박정은은 "팬 분들도 알고, 관계자분들도 아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챔피언전 도전권을 두고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했기 때문에 챔피언전 도전자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바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정은은 "재밌고 좋은 경기로 힘을 드릴 수 있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제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경기 보시고 많은 것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또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며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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