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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도 외면한 '안나', 사면초가 쿠팡플레이 [ST이슈]
작성 : 2022년 08월 04일(목) 15:55

쿠팡플레이 안나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과 일부 스태프들이 쿠팡플레이의 갑질 의혹을 폭로했다.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안나'의 이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4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에 참여했던 이의태, 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 이하 스태프 6인)은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입장문을 밝혔다.

이날 스태프 6인은 이주영 감독이 제기한 쿠팡플레이의 일방적인 편집 및 회사 축소와 관련해 지지의 뜻을 전하며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길 원한다"며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앞서 이주영 감독이 제기한 쿠팡플레이의 갑질 논란 여파다. 이주영 감독은 당초 '안나'를 8부로 집필, 마스터링 파일까지 완성했으나 쿠팡플레이 측에서 일방적으로 이를 재편집, 축소해서 6부작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쿠팡플레이 측은 공식입장문을 통해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반박했다.

안나 /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이들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 측으로부터 한차례 편집 의견을 주고받은 적은 있으나 언급한 수정 요청을 받은 사실은 없음을 강조하며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주영 감독의 폭로 이후 '안나'에 참여한 일부 스태프들 역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김정훈 편집감독은 자신의 SNS에 "우리가 만든 8부작이 6부작으로 짜깁기되어 세상에 나왔다"며 "나도 이주영 감독님처럼 내 이름을 크레디트에서 빼 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도 이름이 남아 있다"고 적었다.

다만 이들의 입장문에도 불구하고 쿠팡플레이가 내놓은 답변은 자신들의 편집이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안나'는 지난 6월 24일 첫 공개 이후 '쿠팡플레이 인기작 톱 20'에서 연속 18일 1위에 이름을 올린 흥행작이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만큼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작품을 창작한 이들이 작품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이를 온전히 '성공한' 작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쿠팡플레이 측은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8부작 버전의 '안나' 감독판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현재 상황에서 이를 배제한 채 작품을 소비하기엔 불편할 뿐이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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