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동=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한국 최초의 세계육상선수권 높이뛰기 메달리스트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소감과 또 한 번의 도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우상혁의 은메달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육상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 출정식이 열렸다.
이날은 대한육상연맹 집행부 임원, 시도연맹 회장단, 연맹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연맹은 우상혁에게 5000만 원의 포상금을, 김도균 대표코치, 이광필 소속지도자, 윤종용 발굴지도자에게 포상금을 수여했다.
우상혁은 지난달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상혁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이 2m37를 넘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3월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2m34를 뛰어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한 우상혁은 실외에서는 아깝게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우상혁은 한국 육상 최초로 실외 대회 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어 한국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던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내려갔다. 이후 올해 2월 체코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넘어 한국 기록을 또 경신했다.
3월 세르비아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우승(2m34), 5월 카타르 도하에서 치른 다이아몬드 리그 우승(2m33) 등 새 기록을 만들었다.
이제 우상혁의 시선은 8월 10일 프랑스 모나코에서 개막하는 2022 다이아몬드리그 4차대회로 향한다. 26일 스위스 로잔에서 5차 대회가, 다음달 7일에서 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파이널 대회가 열린다.
대회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우상혁은 5000만 원의 포상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직 군인이라 쓸 일은 없다. 열심히 저축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매번 새로 쓰고 있는 자신의 기록에 대해 "기록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m30 대를 유지하다 보면 2m40를 뛸 수 있는 것이다. 해주신 대로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 주신다면 하던 대로, 또 더 잘 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우상혁은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으로 "지금 환경이 부족한 건 아니다. 편하게 운동하고 있다. 이제 제대도 앞뒀으니 이것 저것에 관여하지 않고 다음 대회만 준비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싶다. 이번 연도에는 경기를 많이 뛰어 컨디션을 잘 조절하고 싶고, 상황을 보면서 편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지 약 20여 일이 지났다. 그동안의 근황으로 우상혁은 "(대회가) 끝나고 2-3일 정도 쉬다가 소속 부대에 복귀한 뒤 계속 훈련을 했다. 컨디션 유지를 하면서 계속 관리했고, 지금까지 즐기면서 했지만 사실 부담이 없었던 것은 거짓말인 것 같다"며 "사실 큰 숙제는 다 끝낸 느낌이다. 이제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를 더 재밌게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이 새로 나서는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던 바심,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다시 나선다.
재대결을 앞둔 소감으로 우상혁은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주시는데, 딱히 저는 경쟁을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경쟁이 중요하다고 생각은 안 한다. 이 또한 과정일 뿐이고, 이 대회에서 이긴다고 해서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2024 파리올림픽이 최종 목표이지만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저만 생각하기에도 바쁜데 이들도 생각하다 보면 제 플레이도 나오지 않는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면 지금은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 앞에 놓여진 숙제란 숙제는 다 한 것 같다. 편하게 뛰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더 재밌게 플레이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파이널 대회의 남다른 의미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파이널 대회는 평생 화면으로만 보던 경기였는데, 이제 제가 뛸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한 마음이 있다. 뛰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시합이지 않나.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뛰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우상혁의 고등학교 기록을 뛰어 넘은 최진우(울산스포츠과학고)에 대한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딱히 조언해 준 것은 없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다. 기록이 좋은 것도 알고 있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함께 금빛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전한 황선우(강원도청)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우상혁은 "(황선우로부터) 많은 응원과 축하를 받았다.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해서 서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파리올림픽에서 서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어 보였다.
2020 도쿄올림픽부터 쉼없이 달려온 우상혁은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국제대회를 많이 뛰었다. 사실 해외 선수들과 더 부딪혀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계속 그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니 익숙해지더라. 처음에는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동등한 입장이 되다보니 제 자신을 더 생각하게 되고 제 플레이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의 경기는 방송사 생중계로도 송출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민들의 응원에 대해 우상혁은 "저를 보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며 " 또 육상하는 후배나 선배님들 보면서 조금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드린 것 같다. 다이아몬드리그 시합을 제가 뛰게 됨으로써 앞으로 다른 선수들도 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있다면 세계선수권도 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같아 육상인으로서도 기분이 좋다. 저도 아직까지는 해야할 게 많지만 저를 보고 좀 더 동기부여가 되고 힘내서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가보면 좋은 결실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응원을 건넸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모으는 것 같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제 훈련의 방향성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자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 제대하면서도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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