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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박병은, 두 번의 도전 [인터뷰]
작성 : 2022년 07월 27일(수) 11:53

이브 박병은 인터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박병은이 데뷔 22년 만에 첫 메인타이틀롤을 차지했다. 여기에 격정 멜로까지 첫 도전했다. 어깨 위 부담감이 있을 만도 하지만 오히려 힘을 덜어냈다.

박병은은 자신이 출연한 tvN 수목드라마 '이브'(극본 윤영미·연출 박봉섭) 종영에 대해 "이런 엔딩은 처음 느껴본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최종회를 보려고 했는데 촬영 때 썼던 에너지와 집중, 감정이 떠오르더라. 자려고 누웠더니 잠도 안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멜로 복수극이다. 박병은은 극 중 LY그룹 최고 경영자 강윤겸 역을 맡았다. 강윤겸은 전 국무총리 한판로(전국환)의 딸 한소라(유선) 남편이자 이라엘(서예지) 복수극에 이용당하는 인물이다.

이번 기회로 격정 멜로에 처음 도전해봤다는 박병은은 "항상 멜로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브' 대본을 보자마자 꼭 이 역할을 소화해보고 싶었다. 멋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정말 사랑해서 모든 걸 바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배우들의 로망 중 하나가 모든 감정을 쏟아내는 멜로 연기다. 인간이 원초적으로 이성을 사랑하고,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랑 연기를 늘 꿈꿔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브'는 박병은이 데뷔 22년 만에 만난 첫 메인타이틀롤 작품이다. 박병은은 "드라마 주연을 맡은 소감이 어떠냐고 주변에서 꼭 묻는다. 하지만 저에겐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들과 똑같다. 주연에 대해서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지만 전혀 아니"라며 "제가 만약 주연이라고 더 긴장하고 힘을 주면 더 안 좋을 것 같았다. 다만 기존과 차이점은 체력적인 면이다. 예전엔 일주일에 두세 번 촬영이었는데 이번엔 5번씩 찍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브 박병은 인터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강윤겸은 재벌가 집안에서, 대기업 대표로 성장한 인물이다. 완벽한 설정에, 외모까지 갖췄다. 이에 대해 박병은은 "강윤겸이 대기업 회장이다 보니 (외형적으로) 관리를 안 한 인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회장님이면 배 나오고 후덕한 이미지가 있지 않냐. 저는 그런 건 강윤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베드신을 소화하기 위해선 노출을 고려한 관리도 필요했다. 박병은은 "상의 탈의신도 나오고, 베드신도 나오니까 기본적으로 몸을 만들어야 했다. 트레이너분이 약간 태닝을 해야 몸이 더 좋아 보인다고 하셔서 10분씩 자외선도 쬈다"며 "극 중 슈트를 많이 입기 때에 모든 슈트를 다 제작했다. 보통 협찬을 받거나 기성복을 입는데 이번엔 빈틈없이 성장해온 최연소 회장을 표현하기 위해서 차가우면서도 정돈되고, 깔끔한 모습을 살리려고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강윤겸의 외면을 만든 뒤엔 내면을 구축했다. '이브' 초반부에서 비치는 강윤겸은 감정의 동요 없이 항상 절제되고 억눌린 모습이다. 박병은은 초반 강윤겸의 모습에 대해 "모든 걸 절제하려고 하다 보니 '너무 안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제가 내면적으로는 감정을 갖고 있어도 화면 속에선 그게 표현이 안 될 수도 있지 않냐"며 "그래도 초반엔 제가 절제하고 응축된 모습이었지만 중후반부에선 감정이 터지게 하기 위한 계획을 짜 놔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병은의 말대로, 완벽하게 짜인 빈틈없는 강윤겸의 삶을 파고드는 것은 이라엘이다. 이라엘 캐릭터에 대해 박병은은 "초반엔 강윤겸이 경계한다. 하지만 이라엘은 13년 동안 강윤겸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집요하게 연구했고, 그가 좋아하는 탱고나 반도네온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 다가왔다"며 "강윤겸의 성향을 너무 잘 알고 이해해주는 여자라 위험함을 감지하고 거리를 뒀지만 자신의 상처를 이해해주는 모습에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병은은 "그 부분 자체가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았다. 완전히 복수만을 위해 다가온 여자가,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파국으로 치닿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설정과 상황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브 박병은 인터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브'는 몇 차례 19세 이상 시청 관람불가로 편성됐다. 베드신과 함께 다소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 대사들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화제성과 별개로 시청률은 평균 3~4%대로 평이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박병은은 "저는 영화가 개봉하거나 드라마가 방송되더라도 그냥 시작하면 끝인 것 같다. 이제 제가 돌이킬 수 없다. 저한테서 떠났으니, 최선을 다했다면 어쩔 수 없다"며 "제가 한 작품들이 전부 대박이 날 순 없다. 물론 시청률이 오르면 좋지만 지금의 시청률도 감사하다. 어제 방송이 재밌었고, 영상미가 좋았으면 만족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 손을 떠난 것에 대해선 집착하거나 신경 쓰진 않는 편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베드신에 대해선 "대본대로 찍었다. 원래 드라마에선 콘티가 없는 편인데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베드신 콘티를 뽑아주신 덕분에 배우들끼리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남자 배우들도 베드신이 부담스럽겠지만, 여성 배우들은 더 부담스러웠을 거다"라며 "콘티대로 찍다 보니 부담감도 덜 했고, 돌발상황도 없었다. 예민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의견들을 조율해주시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촬영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박병은은 "'이브'는 한 번도 사랑해보지 못했던 외로운 남자가 진짜 사랑을 만나서 자신의 모든 걸 버린 이야기로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며 "'이브'는 결말이 다소 어둡게 끝났지만, 다음엔 조금 밝은 멜로로 행복하게 끝나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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